"필통 찾아주세요" 민원까지…교권 회복은 '아직'

서진석 기자 2024. 5.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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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지난해 서이초 교사가 숨진 뒤, 선생님들의 권위는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가 됐습니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도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스승의 날을 맞아 진행된 각종 조사 결과를 보면, 상황은 별로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이어서, 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도권 초등학교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정미연 교사.


올해 1학년 담임을 맡은 뒤, 교실 청소 부담이 커졌습니다.


매번 고개를 숙이고 청소를 하느라 목 디스크까지 심해져, 결국 사비로 로봇 청소기까지 마련했습니다.


"디스크가 있었거든요. 근데 이제 디스크 증세가 (휴직) 3년 동안 없었어요. 근데 다시 도지더라고요. 학교 온 2년 만에. 아까도 보셨겠지만 책상 나르고…애들이 줄도 못 맞추거든요. 근데 책상이 되게 무거워요. 옛날 책상보다 더 무거워요."


정 교사는 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문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감도가 높아져 극단적인 악성 민원은 다소 줄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교권 침해와 문제행동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생들, 교육과 보육을 혼동하는 학부모들의 요구는 여전합니다.


인터뷰: 정미연 / 수도권 초등교사

"수저통이 없어졌어요. 물통이 없어졌어요. 필통이 없어졌어요. 이렇게 하면서 아이들의 그런 학용품이 없어지거나 개인 물품이 없어진 걸 선생님한테 찾아달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 결과,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고 응답한 교사는 10명 가운데 2명,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입니다.


최근 1년간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도 모두 절반이 넘었습니다. 


인터뷰: 채송화 정책2실장 / 교사노동조합연맹

"학교 민원을 응대하는 시스템들이 법제화가 되어서 악성 민원은 걸러주고, 교사 개인이 모든 학부모의 민원을 직접 감당하기보다는 어떤 담당자가 민원을 한 번 거르고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이후 처음 맞는 스승의 날. 


교사들은 '교육 전문가'로서 아이들과 교감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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