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자회견 다음날도 기자실 갔는데…대통령 발언 보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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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다음날에도 기자실을 방문했지만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한 발언을 직접 인용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론계와 야권에서 현 정부의 언론탄압 대상으로 언급된 MBC 기자와 윤 대통령이 대화를 나눈 것은 그간 윤 대통령을 향한 불통 이미지, 전날 기자회견에서의 질문자 선정 불균형 논란 등을 다소간이나마 희석시킬 장면이다.
그러나 보도가 일정 부분 제한되면서 윤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에 대한 적극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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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와 '질문 기회' 관련 대화도 나눴지만 대통령 발언 '직접 인용 금지'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다음날에도 기자실을 방문했지만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한 발언을 직접 인용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배경에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 '발언 직접 인용 금지' 방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식당가와 서대문구 전통시장(영천시장)에서 외식 및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고 대통령실에 들어와 기자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 자리 관련해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선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기에 비보도가 원칙이지만, 보도는 각 사의 판단에 따른다는 공지가 이뤄졌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따옴표로 인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방침도 공지했다. 대통령 일정의 경우 통상 이를 대표해 공동 취재하는 풀(pool)단의 취재 자료 등이 배포되고, 이에 기반한 기사들이 보도되는데 이날 갑작스러운 일정이 발생하면서 풀 취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충분한 내용이 보도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0~13일 관련 기사 대다수가 윤 대통령이 기자실을 방문했으며 소통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며 짤막하게 다루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방송사 중에선 MBC, YTN, SBS, TV조선 등이 윤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을 기사로 다뤘는데 윤 대통령 실제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한 곳은 MBC뿐이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MBC 기자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어제 20명이나 질문하지 않았느냐”며 “미국 대통령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어제 동아일보도 질문 기회를 받지 못해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한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자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언론계와 야권에서 현 정부의 언론탄압 대상으로 언급된 MBC 기자와 윤 대통령이 대화를 나눈 것은 그간 윤 대통령을 향한 불통 이미지, 전날 기자회견에서의 질문자 선정 불균형 논란 등을 다소간이나마 희석시킬 장면이다. 앞으로 “서너 달에 한 번 정도” 기자회견을 한다는 대목은 기자회견 답변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약속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보도가 일정 부분 제한되면서 윤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에 대한 적극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 한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이번 기자단 지침에 대해 “대통령실이 아닌 기자단 차원에서 기사 수정을 요청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말살하고도 언론 자유를 보장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궤변을 가능케 한 배경”이라면서 “권력에 굴종하려는 언론의 추악한 단면을 드러낸 한 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는 “(윤 대통령 기자실 발언은) 엠바고조차도 해당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기자단이 임의로 앞에 나서서 협약을 결정한다는 것은 기자단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거나 월권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단에 의존하는 일이 관행처럼 유지되고 있다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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