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내가 져야" 결국 동료들에게 사과한 '캡틴' 손흥민, 그를 미소짓게 한 과르디올라

김성원 2024. 5. 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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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터 연합뉴스
사진캡처=스포츠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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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마침내 토트넘 안방에서 함박미소를 지었다.

맨시티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순연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사상 첫 EPL 4연패가 목전이다.

승점 88점을 기록한 맨시티는 선두를 탈환했다. 2위 아스널(승점 86)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한 경기 뿐이다. 맨시티는 20일 0시 웨스트햄, 아스널은 같은 시각 에버턴을 각각 홈으로 불러들인다.

맨시티는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확정된다. 4연패는 잉글랜드 1부 리그 사상 최초다. 1992년 출범한 EPL은 물론 그 전에도 4연패를 이룬 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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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이 한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 후에도 꿈을 묻자 "토트넘 원정에서 골을 넣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재차 받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하는 척하며 "난 꼭 토트넘을 물리치고 싶다"고 말해 미소를 자아냈다.

운명의 장난처럼 토트넘을 EPL 정상 도전 길목에서 맞닥뜨렸다. 토트넘 징크스도 완벽히 털어냈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의 멀티골을 앞세워 토트넘을 요리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휘슬이 울린 후 손흥민에게 다가가 한참을 얘기한 후 끌어안았다. 손흥민은 아픔이 컸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야기에 비로소 미소지었다.

손흥민은 이날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41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브레넌 존슨이 따낸 볼은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폭풍 드리블을 시작한 손흥민은 교체투입된 '백업' 골키퍼인 슈테판 오르테가와 1대1로 맞닥뜨렸다.

그 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점을 직감했다. 손흥민은 웬만해선 이런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머리를 감싸쥐면서 뒤로 쓰러졌다.

그러나 맨시티에 '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볼은 오르테가의 오른발에 걸렸다. 기사회생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일어났다.

EPA 연합뉴스

손흥민과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떤 말을 주고 받은지는 아무도 모른다. 둘 만이 안다.

다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지난 7~8년 동안 손흥민이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아는가. 손흥민이 해리 케인과 함께 우리에게 몇 골을 넣었는지 아는가"라고 반문한 후 "오르테가가 대단한 선방을 보여줬다. 오르테가가 우리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아스널이 챔피언이 될 운명이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우리가 우승한다"고 기뻐했다.

반면 손흥민은 사과했다. 그는 "아쉽다. 경기 내용에 비해서 결과를 못 챙겨온 것에 대해서도 그렇고, 마지막에 그런 찬스를 놓쳐서 선수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들을 내가 찬스를 놓치면서 보상을 못 받은 것 같아서 너무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당연히 내가 져야 되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을 통해서 더 강해지는 선수가 돼야 되는 게 나의 목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아가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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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빅4'가 좌절됐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4위 애스턴빌라의 승점 68점, 5위 토트넘은 63점이다. 토트넘은 20일 0시 이미 강등이 확정된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최종전을 치른다. 5위 수성이 마지막 과제다.

손흥민은 "올 시즌 시작을 정말 환상적으로 했던 것처럼 분명히 마무리도 환상적으로 해야 된다. 물론 시작할 때만큼 환상적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원하는 방식의 축구, 스타일 방식대로 분명히 경기를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며 "분명히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난 셰필드라는 팀이 올 시즌 동안 강등을 당하긴 했지만 분명히 엄청 경쟁력 있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원정 경기는 또 분명히 쉽지 않다. 마지막 경기다 보니까 선수들이 좀 집중력이 조금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잘 끌고 가서 마지막에 좋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도 아쉬움을 토했다. 그는 "손흥민이 득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 뿐이 아니다. 데얀 클루셉스키도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다. 선제골을 내줘서 정말 실망스러웠다. 이번 시즌 내내 중요한 순간을 살리지 못하고 축구에 대한 절제력이 부족했다. 이런 부분은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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