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단편소설의 대가’ 앨리스 먼로 별세…향년 92세

정미하 기자 2024. 5. 15. 10: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0년 이상 단편소설을 써온 캐나다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가 온타리오주 포트호프에 있는 요양원에서 9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먼로는 10년 넘게 치매를 앓아왔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먼로의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 캐나다’ 대변인은 먼로가 이날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먼로는 2001년엔 심장 수술을, 2008년엔 암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건강이 악화해 요양원에서 지냈다.

60년 이상 단편소설을 써온 캐나다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가 온타리오주 포트호프에 있는 요양원에서 9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AP 연합뉴스

먼로는 단편소설 분야의 대가다. 먼로는 대부분 욕망에 대처하는 여성에 초점을 맞춘 다수의 작품을 썼다. NYT는 “먼로는 평범한 사람들과 특별한 주제가 혼합된,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을 썼다”며 “먼로의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일부는 여러 세대와 대륙을 거쳐 너무나 완벽하게 묘사됐기에 독자들은 일반적으로 장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먼로는 82세였던 지난 2013년, 캐나다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당시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는 “먼로는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라며 “단 몇 페이지만으로 소설 전체에 담긴 서사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노벨상 선정위 측은 먼로가 19세기 러시아 극작가이자 단편소설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극찬했다.

먼로는 첫 번째 소설집인 ‘행복한 그림자의 춤’(1968)으로 소설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총독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캐나다에서 주목받았고,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먼로는 총독상을 두 번 더 수상했으며 캐나다 최고 문학상인 길러상(Giller Prize) 등 중요한 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먼로는 2009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다. 당시 맨부커 국제상 시상위원회는 “먼로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매번 배우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먼로의 작품 스타일은 차츰 변했다. 첫 번째 책에는 15개의 이야기를 담았으나, 가장 최근 펴낸 책에서는 8~9개의 상대적으로 긴 이야기를 썼다. NYT는 “이야기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먼로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더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됐고, 그 결과 먼로의 작품은 소설의 정서적 추진력과 정확한 힘을 결합한 엄청난 긴장감, 지속적인 울림을 전달했다”고 했다.

캐나다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 / AFP 연합뉴스

◇ 2012년에 마지막 단편소설집 펴내…”좋은 책이길 바란다”

먼로의 본래 이름은 앨리스 애 레이드로우로 1931년 7월 10일 온타리오주 윙햄에서 태어났다. 먼로는 세 자녀 중 첫째였고, 먼로의 아버지는 은여우와 밍크를 키우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에 실패한 이후 칠면조 사업 등 여러 가지 직업을 가졌다.

먼로는 윙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온타리오주 런던에 있는 웨스턴 온타리오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대학생 때부터 소설을 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같은 대학에 다니던 제임스 먼로를 만나 결혼하면서 대학을 중퇴한다. 이후 밴쿠버에 정착해 두 자녀를 양육하면서 두 딸이 잠이 들었을 때만 소설을 썼다. 이와 관련해 먼로는 2005년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딸들이 잠들 때만 글을 썼기에 집중하기 너무 어려워 단편을 짧게 썼다”고 했다. 먼로는 결혼 10년 만인 1973년에 이혼하고 온타리오로 돌아왔다. 이후 자신의 고향이자 두 번째 남편이 자란 집이 위치한 온타리오에서 작품을 썼다.

먼로가 마지막 작품을 출판한 것은 2012년이다. 먼로는 마지막 단편소설집 ‘디어 라이프’에서 “내 삶에 대해 내가 말해야 할 처음이자 마지막이자 가장 가까운 것”이라며 4개의 자서전을 담았다. 먼로는 2013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왔다”며 “좋은 책이길 바란다. 나는 독자가 감동하길 바란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가 가슴에 울림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