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은 넘었지만...작품성→스크린 독점 논란까지 ‘절반의 성공’[범죄도시 천만③]

금빛나 MK스포츠 기자(shine917@mkculture.com) 2024. 5. 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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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천만, ‘축복’일까 ‘과제’일까...흥행 돌풍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영화계

2024년 두 번째 ‘천만 돌파’이자, 무려 ‘트리플 천만’이라는 대흥행의 기록을 수립한 ‘범죄도시4’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침체된 영화 시장에 희망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 뒤, 특색 없이 획일화된 스토리와 다양성의 부재, 상업성에 반비례하는 다소 아쉬운 작품성, 스크린 독점 논란 등 한국 영화계의 취약점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손익분기점’은 넘어섰지만, 지난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화제성 또한 ‘절반의 성공’이라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범죄도시4’는 마석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다뤘다. / 사진 = ‘범죄도시4’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의 범죄 소탕을 다루고 있는 ‘범죄도시’의 4번째 시즌의 주 무대는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이었다. ‘범죄도시4’는 마석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다뤘다.

전편들처럼 국내 범죄 실화(2018년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조직 검거)를 토대로 한 ‘범죄도시4’는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필리핀에 가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여는 등 수사 과정의 판을 다각화했으며,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약간의 변주를 가미했다. 여기에 영화의 정체성인 마동석이 선보이는 속 시원한 액션은 통쾌한 재미를 선사, ‘오락영화’로서의 본분을 다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상업영화’로는 훌륭하지만, 작품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야기의 구조와 액션, 반복되는 유머들이 전작을 답습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으며, 매 시즌마다 범죄자의 소탕이 너무 손쉽게 이루어지는 지점은 ‘범죄도시’의 장점이자 ‘매너리즘’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범죄도시4’는 마석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다뤘다. / 사진 = ‘범죄도시4’
외국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살인 기계’ 이미지를 부각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 백창기라는 캐릭터와 김무열의 열연은 좋았지만, 반면 ‘두뇌형 빌런’ 장동철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QM홀딩스의 CEO라는 직업을 통해서 장동철이 IT천재라는 사실을 가늠할 뿐 실질적으로 머리를 쓰는 장면이 전무하다 보니 ‘두뇌형 범죄 소탕’을 기대했을 관객에게는 실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범죄도시4’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부분은 바로 ‘독과점 논란’이다. 개봉 직후 ‘범죄도시4’의 상영점유율은 한때 최고 82%를 돌파했으며, 전체 상영관 좌석 중 작품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을 가리키는 좌석점유율은 최고 85.9%를 기록했다. 상영점유율은 영화관의 전체 상영 횟수에서 한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로, ‘범죄도시’가 80%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나머지 영화는 관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과점 논란’은 ‘범죄도시4’의 흥행이 작품성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주장과 맞물리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범죄도시4’가 개봉한 이후 지금까지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가 없으며, 15일 ‘그녀가 죽었다’가 개봉하기 전까지,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영화의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물론 ‘범죄도시4’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영화계에서 “2010년대엔 ‘마블’을, 2020년대엔 ‘범죄도시’를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인 만큼 ‘범죄도시4’의 비약적인 상영점유율은 제작사나 배급사의 의도는 아니라는 점이다.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지난 2일 전주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제작사 하하필름스의 이하영 대표는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내버려 둬도 될 사안인가. 이건 배급사와 제작사의 잘못이 아닌, 극장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려고 한 결과”라며 “5분, 10분 단위로 ‘범죄도시4’ 상영시간을 배열하면서 치킨게임식 경쟁을 하고 있다. 왜 영화계를 망가뜨리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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