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무 끔찍한 상처를 줬어”...영원히 퇴출되는 그 이름 ‘힌남노’

힌남노 대신 ‘옹망’으로 변경
필리핀에 악몽 선사한 메기·노루
중국에 피해 준 독수리도 퇴출

2022년 태풍 힌남노 북상 당시 위성사진 [연합뉴스]

2년 전 한국을 강타했던 태풍 힌남노가 ‘옹망’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됐다. 필리핀에 큰 피해를 입혔던 한국어 태풍 이름인 ‘메기’와 ‘노루’도 퇴출됐다.

14일 기상청은 지난 3월 개최된 제56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9개의 새로운 태풍 이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중 한국어 이름인 ‘메기’와 ‘노루’는 각각 ‘고사리’와 ‘호두’로 변경됐고, 북한이 제출한 이름인 ‘날개’도 ‘잠자리’로 변경돼 총 3개의 한국어 이름이 변경됐다. 또 지난해 중국과 필리핀에 큰 피해를 입힌 5호 태풍 ‘독수리’는 목록에서 삭제돼 하반기 이름 공모를 진행한다.

2022년 8월 한국 남해안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사망자 11명 등 인명피해와 200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혔던 라오스어 이름인 힌남노는 사슴을 의미하는 ‘옹망’으로 바뀌었다.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힌남노 이름에 대한 퇴출을 요구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재산피해와 인명피해 등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퇴출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한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은 각자 고유 언어로 된 태풍 이름을 10개씩 제출해 140개의 태풍 이름 목록을 차례로 사용하고 있는데,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기존의 태풍 이름을 목록에서 삭제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다.

한국어 이름인 ‘메기’와 ‘노루’는 필리핀 측에서 요청해 퇴출됐다. 메기는 2022년 2호 태풍으로 상륙 당시 필리핀에서 사망자 214명과 실종자 132명 등 인명피해를 입혔다. 같은 해 16호 태풍인 노루도 필리핀 루손섬을 관통해 라오스, 태국, 베트남에까지 홍수를 일으켰고, 필리핀에서만 사망자 12명, 부상자 68명 등 피해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