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덕분에"…'8위→3위' 진격의 두산, 1위 KIA까지 잡고 미칠까

김민경 기자 2024. 5. 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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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가 9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올라섰다.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주장 양석환과 이승엽 감독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양)석환이 형을 필두로 (양)의지 형이나 (김)재환이 형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신다."

두산 베어스가 끝 모를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두산은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8-5로 승리하면서 9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11연승을 질주했던 두산을 뛰어넘기까지는 3승이 더 남았다. 두산 선수들은 '한번 지난해 우리를 뛰어넘어보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최근 9연승 덕분에 두산은 시즌 성적 25승19패로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위 NC 다이노스(23승17패1무)와는 경기차 없이 승률 7리 차이가 나고, 선두 KIA(25승16패)에는 1.5경기차까지 따라붙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 부임 첫해였던 지난해 7월 지금과 같은 좋은 분위기를 탄 경험이 있다. 두산은 지난해 7월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7월 2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1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감독은 KBO 역대 감독 데뷔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대행, 외국인 제외)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1997년 LG 트윈스 천보성 감독, 1999년 한화 이글스 이희수 감독, 2000년 LG 이광은 감독과 올해 이 감독이 달성한 10연승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1승을 더해 국내 감독 최초의 역사를 썼다.

선수들은 지난해 11연승을 달렸을 때보다 지금 분위기가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의 주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강승호는 "그때(11연승 기간)만큼 좋은 것 같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지금 형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고 계시기 때문에 그때보다 오히려 지금 더 좋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마지막으로 8위를 찍은 뒤로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14일까지 18경기에서 14승4패 승률 0.778를 기록하면서 리그 1위를 달렸다. 덕분에 3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오면서 선두 KIA에 1.5경기차까지 따라붙을 수 있었다.

일단 타선에 불이 제대로 붙었다. 두산은 지난달 22일부터 14일까지 팀 타율 0.331로 리그 1위를 달렸다. 해당 기간 유일한 팀 타율 3할 팀이고, 2위 KIA 타이거즈(0.299)와도 차이가 있다. 홈런 21개, OPS 0.889, 117타점으로 다른 지표 역시 모두 1위다.

'해 줘야' 하는 타자들이 터진 게 크다. 허경민(0.439), 헨리 라모스(0.403), 양의지(0.383), 강승호(0.316) 등 주축 타자들이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면서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짜임새가 생겼다. 수비 강화를 위해 최근 좌익수로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난 조수행이 타율 0.383를 기록하면서 하위 타순까지 불을 붙이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백업 포수인 김기연도 해당 기간 타율 0.400을 기록하면서 양의지의 부담을 완벽히 덜어줬고, 수비 부담을 던 양의지의 타율도 덩달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재환과 정수빈은 위에 언급한 타자들과 비교하면 방망이가 덜 뜨거울지 몰라도 적재적소에서 필요할 때마다 값진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 두산 타선은 정말 상대 배터리가 쉬어 갈 틈이 없다.

▲ 두산 베어스 김재환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와 강승호 ⓒ 두산 베어스

결국 형들이 흥이 나야 후배들도 흥이 난다. 강승호는 연승 흐름을 탄 계기를 묻자 "하나를 딱 꼽기는 어렵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석환이 형을 필두로 의지 형이나 재환이 형 등 형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신다. 후배들이 조금 편하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셔서 자신 있게 야구장에서 눈치 안 보고 야구를 한다. 그런 게 연승을 이어 가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타선의 변화를 이끈 김한수, 이영수 타격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타격코치님들께 감사하다. 지난해 너무도 타격 때문에 투수들이 힘들어했다(지난해 팀 타율 9위). 벤치도 힘들었다. 올해는 지금 우리 선수들이 정말 힘을 내주고 있고, 타격코치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강승호는 "김한수 코치님께서도 그렇고, 이영수 코치님도 그렇고 기술적인 점도 말씀을 많이 해 주시지만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법을 조금 많이 알려 주신다. 또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을 많이 해 주셔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대신해 마음을 표현했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은 14일 KIA전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5승을 거둔 뒤 "팀이 9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현재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팀이 한 층 강해졌다고 느낀다. 쉽게 질 것 같지 않다. 오늘(14일) 경기 초반 홈런을 허용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야수들이 공수에서 내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덕분에 6회까지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운드도 꽤 안정화가 됐다. 팔꿈치 염좌로 빠진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아직이지만, 브랜든과 곽빈이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후 곽빈은 4경기에서 3승, 24⅓이닝, 평균자책점 1.11, 브랜든은 3경기에서 2승1패, 17이닝,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했다.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최원준과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다 합류한 최준호와 김유성까지 큰 보탬이 됐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홍건희 ⓒ 두산 베어스

불펜에서는 홍건희의 페이스가 대단하다. 홍건희는 2군으로 내려간 정철원을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복귀했고, 최근 18경기 가운데 11경기에 등판해 7세이브, 9⅓이닝,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병헌(9경기, ERA 1.80), 최지강(9경기, 2.57), 김택연(9경기, 0.87), 김강률(8경기, 1.17) 등이 필승조로 버티며 짠물투를 펼치면서 팀 전체적으로 탄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두산은 KIA와 이번 시리즈 남은 2경기까지 모두 잡고 지난해와 똑같이 11연승을 질주하면, 일단 KIA와 순위를 뒤바꿀 수 있다. 2위 NC의 성적을 지켜봐야겠지만, 20여 일 전에는 꿈도 꾸기 어려워 보였던 선두 경쟁이 가능해졌다. 두산은 15일 최원준, 16일 김동주를 선발투수로 앞세워 연승 흐름을 이어 가고자 한다.

이 감독은 지난해 11연승 뒤 5연패한 아픈 기억이 있기에 연승에 연연하진 않으려 한다. 단,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무조건 잡는다는 각오로 덤비려 한다.

이 감독은 "안심하는 순간 위기가 오더라.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연승하고 있지만, 경기마다 이기려 노력하고 있다. 후반기에 (최)승용이가 들어와야 하고, (정)철원이도 2군에 있고, 알칸타라도 전력이 아니다. 지금 베테랑들도 많아서 그 선수들이 1년을 풀로 뛰려면 로테이션을 돌려야 한다. 고민이 많지만, 지난해보다는 밸런스를 맞춘 것 같아 좋아진 것 같다. 계속 긴장하면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난적 KIA까지 제압하면서 진짜 본격적으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가 15일 10연승에 도전한다.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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