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형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대표 "비교 무의미…시장 확대 반가워"

박찬규 기자 2024. 5.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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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하이엔드급 협동로봇, 글로벌 No.1 '유니버설로봇'
이내형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로봇이 특별히 고장 날 게 뭐 있겠어요. 다 부품 차이죠. 커넥터처럼 작은 부품부터 기어나 모터처럼 큰 것까지 저희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독일산과 일본산 제품을 씁니다. 처음엔 똑같더라도 시간 지나면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 제품으로 바꾸는 분들이 적지 않죠. 로봇을 도입한 기업 입장에선 내구성 차이가 결국 수익성 차이로 연결되거든요."

이내형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대표는 유니버설로봇(Universal Robots·UR) 협동로봇의 최대 강점으로 '내구성'을 꼽았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기보다 '최고의 품질'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게 모토다.

덴마크 협동로봇 제조사 유니버설로봇은 글로벌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업계 선두주자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빠르게 세력을 키우는 상황에도 여전히 입지는 굳건하다. 특정 지역만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고 제품에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유니버설로봇의 시작은 2005년 덴마크 남부대학에서 박사과정 세 명이 협동로봇을 처음 만들면서부터다. 2008년 세계 최초로 5kg 제품에 이어 2012년과 2014년 신제품을 연이어 내놨다. 모든 게 처음이어서 관련 시장을 홀로 개척했고 ISO(국제표준화기구)에서 기술표준을 정립할 때 유니버설로봇의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엔 2016년 세일즈 오피스를 설치했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엔 일본의 컨트리 매니저가 타이완, 한국 등 3개국을 함께 관리했는데 2020년 정식으로 한국 지사로 출범했다. 이 대표가 합류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는 유니버설로봇을 이끌기 전 독일 부품회사에서 근무했다.
덴마크 회사다 보니 사후관리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 대표는 제품의 탁월한 내구성과 쉬운 유지보수 설계 덕분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사소한 정비라도 그 횟수가 잦아지면 로봇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시간이 누적되고 이는 결국 사용자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로 이어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올해 AS 상황을 체크해 보니 3세대 모델 1대에 대한 건이 있었다"며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4세대 모델은 작년과 올해 기준 고장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5세대 제품이 팔리고 있고, 심각한 수리 의뢰 건의 경우는 제품을 떨어뜨리는 등 사용자 과실인 경우"라고 했다.

이내형 대표는 한국의 협동로봇시장이 많은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내 업체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극명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과 자본을 갖추고 판매가 꾸준한 업체의 경우는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하위권 업체들은 중국 로봇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내형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그는 "중국만 해도 협동로봇 업체가 40개나 되고 한국은 13개나 된다"며 "유니버설로봇은 자동차로 치면 정점에 있는 최상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랜 기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제품에 담아냈고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유니버설로봇코리아 고객의 주력 산업군으로 '자동차'(automotive)를 꼽는다. 산업용 로봇 일부를 협동로봇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산업용 로봇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일정 구간에 사람 접근을 막는 안전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

반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크기도 작고 각종 센서가 적용된 안전 설계가 적용된다. 작업 속도도 사람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용에 비해 느리다. 충돌하더라도 사람이 다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는 "산업용 로봇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엔지니어가 각각 상주해야 하고 기능을 업데이트 하려면 아예 라인을 멈춰야 한다"며 "협동로봇은 누구든지 일정 시간 교육만으로 충분히 원하는 수준의 작업을 설정할 수 있을 만큼 사용이 쉽고 효율적"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유니버설로봇은 전 세계에 130여개 ATC(authorized train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한국에 13개가 설치됐다. 아시아에선 일본보다 많다. 특히 산학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폴리텍대학교 등에 ATC를 설치한 사례도 있고 타 대학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ATC를 소개 중인 이내형 유니버설로봇코리아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이 대표는 "전국 대학교에서도 협동로봇에 관심이 많다"며 "현장에 맞춰 로봇을 세팅하고 각종 작업과정을 설계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만큼 이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해당 과정을 이수한 인재들은 회사를 골라갈 만큼 업계에서도 로봇 엔지니어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로봇산업이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에 맞서기 위해선 부품사들의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품질 면에선 독일과 일본 등에 뒤처지고, 가격은 중국산이 압도적이어서다.

특히 여러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 특성상 내구 성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리가 잦아지면 잃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내 부품사들은 더욱 고도화된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국내 부품사를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기존 부품을 대체할 만한 스펙을 갖춘 곳은 아직 없다"며 "독일 부품사들은 이미 100년 이상 된 기업들이어서 품질과 성능 모두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들도 기술경쟁을 통해 실력을 더 높여야 생존할 수 있고 우리는 언제든 경쟁을 통한 시장의 확장을 환영한다"고 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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