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에 폭행당해 죽은 딸…그 부모는 “내놓은 자식, 알아서 하셔”
경남 거제에서 2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족 측이 “딸이 다쳐서 드러누웠는데도 가해자 부모는 남일 대하듯 했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이효정(20)씨의 아버지는 14일 JTBC ‘사건반장 위클리’에서 “가해자 부모하고 대화하면 화가 막 치밀어 오른다”며 이 같이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 A(20)씨는 교제 기간 이씨를 여러 차례 폭행했고 이로 인해 부모끼리 연락처를 알고 지냈다고 한다. A씨는 지난달 1일에도 이씨를 또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씨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A씨 부모는 한 번 찾아와 처음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이씨의 아버지는 “(가해자 부모를) 1층 로비에서 만났는데 ‘일단은 뭐 죄송하게 됐다’고 한마디 했다”고 전했다.
이씨 아버지는 당시 A씨 부모에게 “제가 ‘A가 우리 딸을 폭행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이번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아버님께서도 우리 딸 얼굴 보면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다. 이번에는 그 벌을 좀 받게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아버님도 ‘저도 어떻게 보면 내놓은 자식이고 원하시면 그렇게 해라’라고 얘기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맞아서 병원에 입원했으면 ‘괜찮습니까?’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 ‘왜 병원에 왔어?’ 이런 식”이라고 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딸이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A는 제 앞에서 울고 끝이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경찰서에서 마주쳤는데 A를 애타게 불렀다. 그런데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옆에 변호사를 대동한 채 무시하고 지나갔다”며 “그 뻔뻔한 모습이 계속 생각나 힘들다”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일 오전 8시쯤 전 여자친구 이씨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의 원룸에 무단침입해 이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고열과 함께 상태가 악화하면서 같은 달 10일 숨졌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김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러나 검찰이 ‘긴급 체포 요건인 긴급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포를 불승인하면서 A씨는 당일 풀려났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초 사건 발생 당일 A씨가 상해 사실을 인정했고, 체포될 당시 경찰에 자신의 위치를 밝히고, 응한 점 등에 비춰 긴급체포의 법률상 요건인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불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씨에 대한 부검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지난달 12일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이씨에 대한 1차 부검 소견을 밝혔다. 현재까지는 A씨 폭행이 이씨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같은 대학·같은 과를 진학했는데 2022년 12월부터 이번 사건까지 10여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당시에는 헤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은 “2차 부검 결과를 기다리느라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매일같이 장례식장에 찾아가 먼발치에서나마 안치실에 있는 딸을 보고 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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