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옆에 태양광 시설?…“산사태 우려”

김민지 2024. 5. 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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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잦아지는 국지성 호우에 산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고성의 한 마을에서는 주택과 인접한 곳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어린이날 연휴 집중 호우, 좁은 농로가 계곡처럼 바뀌었습니다.

마당 화장실도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흙탕물이 쏟아진 곳은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공사 현장, 나무를 베어낸 산허리에 붉은 땅이 모습을 드러냈고, 잘린 나무 둥치는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지난 2월 시작된 태양광 발전 시설 공사 현장, 전체 규모는 2만㎡가 넘습니다.

문제는 공사 현장이 마을에서 1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

농로 하나만 사이에 둔 곳도 있습니다.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되면, 집중호우에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옥만/마을 주민 : "(산사태가 나면) 그러면 살아갈 수 있는 자리가 이제 없어지는 거지요. 이런 것을 아무 방치도 없이 공사를 진행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고성군 조례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시설은 주택의 경계선으로부터 500m 이내에 들어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조례가 만들어지기 2년 전 허가가 났습니다.

고성군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성군 관계자 :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 이미 허가가 나간 건이라서 그거는 뭐 저희가 따로 소급해서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태양광 시설 주변으로 옹벽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사업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태양광 시설 관계자 : "(지금) 소 막사에서 80m 떨어져 있는데 우리 땅에서 80m 가란 이야기예요. 우리 땅에서 뒤로 가면 사업이 반절로 줄어버려요."]

행정당국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마을 주민들은 비가 올 때마다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백진영

김민지 기자 (mzk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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