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우승 막으려고 맨시티에 진다? 일침 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건 스포츠, 축구가 아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무리 라이벌의 우승을 보기 싫어도, 일부러 지는 일은 프로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팬들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을 이기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는 질문에 “일부라는게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겠다.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50%인지, 20%, 또는 1%인지 모르겠다”며 말도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트넘은 1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순연 경기를 갖는다.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8점)에 5점이 뒤진 5위 토트넘(승점 63점)은 맨시티전을 포함해 2경기가 남아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를 자력으로 확보할 수는 없지만, 맨시티전을 이긴 후 최종전에서 애스턴 빌라가 패하고 토트넘이 이기면 극적인 역전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경기는 아스널에게도 중요하다. 아스널은 최종전 1경기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승점 86점으로 2위 맨시티(승점 85점)에 1점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맨시티가 토트넘전을 포함해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선두인 아스널이 자력 우승을 할 수 없고, 맨시티가 자력 우승을 할 수 있는 이상한 상황이다.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널 입장에서는 미워도 ‘북런던 라이벌’인 토트넘이 맨시티를 이기기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토트넘 팬들은 아스널이 우승을 하는 꼴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기가 힘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저 질문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프로가 라이벌의 우승을 보기 싫다는 이유로 일부러 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트넘 팬들이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져야 한다는 여론을 쏟아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SNS만 보면 토트넘 팬들의 99%가 토트넘이 맨시티에 이기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SNS 밖에 더 큰 세상이 있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그저 일관성 있게 생각할 뿐이다. 토트넘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셀틱(스코틀랜드)을 지휘하며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를 경험했다. 이 역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라이벌 매치다. 그래서 라이벌이 갖는 특수성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안다. 그는 “나도 셀틱을 지휘하며 레인저스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더비매치를 경험했다”며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팀이 패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스포츠도, 사랑스러운 축구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