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거물들 OTT 영토 확장… 극장가는 신진감독 행렬
디즈니+ ‘삼식이 삼촌’ 15일 베일 벗어
‘관상’ 한재림 감독의 첫 OTT 연출작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도 17일 선봬
OTT 대세 되며 韓영화 대박·쪽박 극명
양극화로 200만∼500만 ‘허리 작품’ 실종
저예산·장르영화 등용문 넓어지는 ‘역설’
신예감독작 ‘그녀가…’ ‘설계자’ 잇단 개봉
영화계 베테랑들이 이달 잇따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첫인사’를 한다. 배우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으로 연기 경력 35년 만에 처음 드라마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관상’ ‘우아한 세계’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도 첫 OTT 시리즈물 ‘더 에이트 쇼’를 내놓는다.
영화계 베테랑들은 OTT 드라마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데뷔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총 16부작으로 15일 공개된다. 송강호는 지난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영화 데뷔한 지 28년째가 되고 연극부터 연기를 35년째 하고 있는데, 35년 만에 드라마로 인사드리게 됐다”며 “낯설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영화계 유명 배우·감독들이 OTT를 채우는 것과 대조적으로 극장가는 신진 감독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세휘 감독의 데뷔작 ‘그녀가 죽었다’는 허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독된 사회를 풍자한다. 남의 집을 훔쳐보는 취미를 가진 공인중개사 정태(변요한)와 SNS에서 가짜 삶을 전시하는 인플루언서 소라(신혜선)가 주인공이다. 호기심에 소라를 염탐하던 정태는 ‘그녀가 죽은’ 현장을 발견하지만 지은 죄가 있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이 작품은 신선한 설정으로 시작해 엎치락뒤치락하며 빠르게 내달리다 씁쓸한 뒷맛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김 감독은 “인간이 자기 합리화, 자기 정당화하는 본성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SNS에서 나를 실제보다 그럴싸하게 만들어야 타인이 봐 주다 보니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아는 나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이를 메우기 위해 사람들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OTT와 극장가의 흐름이 엇갈리는 데 대해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영화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존에 두세 작품 연출 경력을 가진 영화감독들이 OTT로 많이 넘어간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영화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빨라도 2, 3년이 걸리니 감독들이 OTT에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진 감독에게 기회가 생기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감독·배우들의 ‘OTT 엑소더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부터 봇물을 이뤘다. 침체된 영화 시장과 달리 투자가 활발한 데다 드라마처럼 마감에 쫓기지 않고 분량 제약이 적으며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이들을 OTT로 이끌었다. ‘삼식이 삼촌’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지난 3월 디즈니+ 라인업 발표 자리에서 “송강호 배우와 시나리오를 두고 많은 얘기를 했다”며 “얘기할수록 삼식이 삼촌의 서사가 많아져 이를 다 설명하려니 자연스럽게 긴 (OTT) 시리즈가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시장의 양극화도 새 얼굴의 등장을 가능케 했다. 최근 극장가에서는 200만∼500만명을 모으는 ‘허리 영화’들이 실종됐다. OTT·유튜브로 인해 관객이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야만 극장을 찾기 때문이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양극화가 지속하다 보니 예산이 작으면서 이야기가 독특하고 장르성이 강한 영화를 하거나 아예 대작 프로젝트로 가는 경향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한국영화 흥행 공식이 변해 기존대로 한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새 도전들이 나오고 신진 감독들이 기회를 잡고 있다”며 “실제 최근 시나리오를 검토해 보면 이야기·주제 면에서 이색적이고 새로운 작품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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