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생존본능’에 우상향…서울 전셋값 1년 내내 상승
상승 지속 전망에 정부 곧 대책 발표
빌라·오피스텔 대신 아파트 찾아
매매 시장 관망세로 전세 수요 ↑
구축 저가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
‘임대차 2법’ 영향 계속 오를 수도
전세 대안 장기 민간임대 등 확대
정부 처방으로 전세난 완화 주목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째 매주 계속 오르고 있다. 전세 물량보다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이 더 많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 고착화하면서 가격 상승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정부가 곧 관련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효과에 대한 시장 기대는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4번째로 긴 상승세다. 만약 이달 말(27일 기준)까지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3번째 기록(54주)과 같게 된다.
역대 최장 전세가 연속 상승 기록은 135주(2014년 6월 셋째 주∼2017년 1월 둘째 주)다. 이어 134주(2019년 7월 첫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 54주(2017년 1월 넷째 주∼2018년 2월 첫째 주) 등의 순이다.
아파트 쏠림 현상으로 구축 저가 아파트도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규 계약이 가능한 매물이 감소하면서 그동안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구축 저가 단지에서도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 원인은 복합적인데,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한 아파트 전세 수요 증가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아파트 쏠림 현상은 세입자의 생존본능”이라고 짚었다. 이어 “전세 재계약이 부쩍 많아진 것도 한 요인”이라며 “전세 갱신 계약을 통해 보증금을 5% 이내로 올리는 증액 갱신 비중이 과거에는 30%를 밑돌았으나 올해 들어서는 35%를 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전세 시장에서의 아파트 쏠림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주 대책을 발표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차담회에서 “빌라 전세는 가격이 떨어지고 아파트 전세는 오르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찰하고 있다”며 “다음주 전세 대책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구조적 한계점을 지닌 전세의 대안으로 ‘장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 모델을 발표한다. 박 장관은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임대료 증액 규제를 없애고, 기업이 임대주택을 사면 취득세 13%를 부과하는 세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수요적 처방이 먹히지 않는 현재 전세난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기 민간임대주택이지만 이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대로 추진했을 때 이야기”라며 “원룸 같은 소형주택 말고 전용 59㎡, 방 3개, 화장실 2개 정도를 대규모로 필요한 곳에 공급해야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건의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공급하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세제 혜택이나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부동산학)는 “공공임대주택이 가장 좋지만 이것만으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니 장기 민간임대주택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주택 물량이 공급되면 전세난도 완화할 수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위기에 처한 중소건설사를 구제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민간 임대주택 확대로 실수요를 흡수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강진·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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