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경제인회의서 “한일 양국 관세 폐지하면, 양국 실질 GDP 증가”

류정 기자 2024. 5.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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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4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열린 제 56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관세를 폐지하고 자유무역에 나서면 실질 GDP가 상승하고 소비자 후생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최 회장은 “저성장, 고령화, 인력 부족, 안보 불안 등 공통된 위기를 갖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모색을 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동주공제’(함께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아시아의 경제 선도국인 두 나라가 손을 맞잡고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 경제관계를 구축한다면 양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통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상공회의소가 6개월간 진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관세를 전면 폐지하는 완전한 무역자유화를 시행할 경우 양국 모두 실질 GDP와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는지 봤다. 양국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혁신 아이디어나 이런건 전부 뺐다. 그런데 결과로는 산업 전반에서 생산량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양측의 GDP도 실제로는 증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 후생도 많이 늘어났다. 12개 산업분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기계 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분야에서, 일본도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업종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양국 모두에게 혜택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투자활성화나 인적 교류, 공급망 협력, 에너지 분야 협력, 경제안보에 관한 협력에 대해 더하게 된다면 또 다른 시너지 효과들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실제로 나온 숫자는 제 기대치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았다”며 “시너지 얘기를 하지는 않고 단순히 관세만 없앤다면 어떻게 되느냐만 봤기 때문에 그렇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투자촉진기금을 조성하거나 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비자발급을 통해서 관광 교류를 촉진하는 등 그 이외에 금융 스와프나 역외 협력까지 확장된다면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 R&D를 통한 기술혁신이나 10년 이상의 장기효과 등이 가져올 파급효과 등을 고려한다면 두 나라의 협력이 가져올 장점을 상당히 크다”며 “대한상의와 일본상의 향후 추가연구를 통해서 위 분야들을 대상으로 분석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지역경제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퍼시픽이나 글로벌 사우스와 같은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함께 진출해서 새로운 시장을 함께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나 미국, EU 등 주요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 모두 제2의 경제도약을 꿈 꿀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본은 제2의 고도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포텐셜(잠재력)을 현실화를 하려면 뭔가 저희가 훨씬 더 강한 액션을 해야 한다”며 “한일 경제협력연구플랫폼을 만들고, 한일 공동사업의 성공사례를 축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어느 한 두 교수나 한두 연구만 들어와서 연구를 하는게 아니라 여기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같이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를 만들자”며 “어떠한 딜이나 아젠다가 협력을 한다면 어떤 결과를 갖고 오는지 심층 연구하고 그 연구결과를 서로 공유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실제 지속적인 협력이 탄생하도록 유도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난이도가 높은 프로젝트 대신 좀 쉬운 과제로 시작해서 성공사례를 저희가 만든다면 양국 간에 신뢰를 쌓고 협력 분위기를 좀 더 널리 퍼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양국의 스타트업이 한 데 모여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거나, 고령화 대응을 위해서 양국 재택의료 시스템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NG나 수소 등 에너지를 공동구매하는 것도 아주 괜찮은 방법이고, 공동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지금은 주로 일본에 외국에서 일본관광을 오는 사람은 일본만 왔다 가고, 한국을 오는 사람은 한국만 왔다 간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오는 관광상품을 많이 만든다면 또 그것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내년은 양국이 국교정상화를 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상호 존중과 호혜 원칙에 입각해서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 양국이 보다 더 희망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양국 경제협력의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기업인들이 좀 나서서 이 양국의 협력을 좀 더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민간 경제회의로, 1969년 첫 회의를 연 뒤 해마다 개최됐다. 코로나 기간에는 온라인 행사를 열다가 지난해 서울에서 4년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일 경제인 2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15일에는 한일 경제계가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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