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잔류 가능성 높아지나? 김민재에겐 최악 소식...“주장단+케인+다이어 원해”
토마스 투헬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잔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민재(28)에겐 어쩌면 최악의 소식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공석이 되는 뮌헨의 차기 감독 선임이 난항을 겪으면서 기존 사령탑인 투헬의 잔류설이 점차 돌고 있다. 일각에선 뮌헨 선수단의 핵심 인원들이 투헬 감독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14일(한국시간) “뮌헨 선수단의 주장단을 비롯해 해리 케인 등의 많은 선수가 구단에 다음 시즌에도 투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투헬 감독은 후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경질 여론이 높아졌다. 그러던 와중 2월 리그에서 레버쿠젠에 0-3으로 참패를 당하면서 경질설이 부쩍 힘을 얻었고,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멀어지자 구단과 상호협의 하에 ‘올 시즌을 끝으로 뮌헨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투헬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매우 높았던 시기다. 거기다 투헬 감독 스스로도 부진에 대해 선수단을 탓하고, 압박하는 여론과 팬들에게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대립 양상이 매우 커지기도 했다. 보드진은 투헬 감독을 지키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조기 계약 해지 카드를 꺼내들면서 여론에 굴복한 모습이었다.
선수들과의 갈등이 존재한다는 기사 등도 불거지면서 투헬 감독과 뮌헨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뮌헨이 애초의 부정적인 예상을 이겨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차기 감독 인선에서도 유력 후보들에게 계속해서 퇴짜를 맞자 차라리 투헬 감독을 다시 붙잡자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투헬 감독이 뮌헨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작별 인사를 전하지 않았다”면서 “주장단인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를 비롯해 케인과 다이어 등의 선수들도 투헬 감독의 잔류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투헬 감독의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단과의 관계가 돈독했고 인기도 높았던 편”이라며 “노이어와 뮐러 외에도 케인, 다이어,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등의 핵심 선수들이 투헬과 함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뮌헨의 차기 감독으로 마땅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최우선으로 감독 선임을 노렸던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은 일찌감치 잔류를 선언했다.
이어 2순위 후보로 빠르게 접촉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독일 국가대표팀과 재계약을 맺으며 당분간 국가대표팀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뮌헨 감독직을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울리 회네스 뮌헨 명예회장이 나겔스만의 재선임을 껄끄러워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여론이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뮌헨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과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등과 염문을 뿌렸지만 이들이 모두 뮌헨 감독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퇴짜만 맞았다. 거기다 뮌헨 감독직에 관심을 보였던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도 유로 2024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전하면서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 됐다.
투헬 감독이 잔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충분히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다. 앞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사비 알론소 감독 또한 시즌이 진행되던 도중 올 시즌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팀이 반등하면서 바르셀로나는 다시 사비 감독에게 2027년까지의 재계약을 제안하며 계속 팀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만약 뮌헨 보드진이 투헬 감독에게도 잔여 2025년 6월까지가 아닌 더 긴 계약을 보장해주거나 선수 영입 등의 확실한 투자 등을 약속한다면 극적인 화해가 일어질 공산이 충분하다. 투헬 감독의 입장에서도 뮌헨 같은 수준의 빅클럽으로 다시 팀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고, 고국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은 의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뮌헨 팬들은 감독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특히 시즌 후반에는 완전히 벤치 자원으로 밀려난 김민재의 입장에서도 투헬 감독의 잔류는 탐탁치 않을 시나리오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고 세계 최고의 수비수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났던 김민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투헬 감독의 강력한 러브콜 속에 뮌헨으로 이적했다. 실제 투헬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는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 내 입지를 굳혀가는 듯했지만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투헬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서 임대로 영입한 에릭 다이어와 지난 시즌까지 주전이었던 마티아스 더 리흐트 중앙 수비수 조합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어 투헬 감독은 “2번째 실점 역시 불행하게도 또 실수였다. 우리는 5-2로 수비할 수 있었다. 호드리구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수비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 우리에겐 5명의 수비수가 있ᄋᅠᆻ다. 공격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다이어가 후방에서 도우려는 순간 김민재는 호드리구를 무너뜨렸다. 욕심이었다.이런 무대에서 이런 실수를 하면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며 김민재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렸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민재가 리그 후반부 부진할때마다 투헬 감독을 불만족스러움을 감추지 않으며,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김민재보다 다른 선수들이 낫다’는 걸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에는 화해 기류가 있기도 했다. 13일 볼프스부르크와의 홈 최종전을 마친 직후 투헬 감독은 그는 “안타깝지만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1차전 경기처럼 실수를 저지른 장면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믿음직한 선수였다”며 덕담을 전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난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서 기쁘고 최고의 정신력을 보유한 선수를 갖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떠나는 감독의 입장에서 모호한 말을 남겼다.
그것이 1시즌 간 함께 했던 김민재에 대한 덕담과 긍정적인 평가인지, 혹은 다음 시즌 재회를 앞두고 외부 여론을 통해 달래기에 들어간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입장에선 최근 방출설에 이어 자신을 교체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투헬 감독마저 잔류하게 된다면 다음 시즌 전까지 다시 주전을 되찾아야 하는 고난의 과정이 더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히려 새로운 감독이 온다면 그 경쟁체제를 다시 맞이하면 되지만, 현재로선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1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그 평가를 뒤집는 것이 더 힘들 수 있다.
과연 돌고 돌아 다시 투헬 감독이 뮌헨의 지휘봉을 잡게 될까. 많은 이가 뮌헨 감독 선임 과정을 더 유심히 지켜보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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