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투자와 신뢰의 함수관계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4. 5.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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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만족지연 능력이 장래 성공 여부와 연관 있다는 '마시멜로 실험'.

이 실험의 또 다른 함의는 신뢰가 있는 환경에서 아동의 만족지연 능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성인들의 투자 활동도 일종의 만족지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관들이 개인에게 투자 성공 경험을 조금씩 축적해줄 때 신뢰는 시작되고 인내심이 필요한 장기투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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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만족지연 능력이 장래 성공 여부와 연관 있다는 '마시멜로 실험'. 이 실험의 또 다른 함의는 신뢰가 있는 환경에서 아동의 만족지연 능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실험에서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면 부모가 더 큰 보상을 줄 것이란 믿음이 확고한 아동들은 높은 만족지연 능력을 보였다.

성인들의 투자 활동도 일종의 만족지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장기투자가 이긴다고 말은 하지만 변동성을 감당해야 한다. 눈앞에 고공행진하는 테마주도 매수하지 않는 결단이 필요하다. 결국 시장과 기업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당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유독 기업과 시장, 기관투자자에 대한 신뢰가 낮다.

국내 증시와 상장사를 불신해 기관에 돈을 맡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기관에서 추천한 종목이나 발행한 리포트도 믿지 않는다. 우량주 장기투자가 아니라 테마주 단타 투자로 각자도생하는 게 기관에 이용당하지 않는 길이라 믿고 있다.

제도권에 대한 불신이 강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비제도권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을 맹목적으로 믿는다. 심지어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리딩방(주식종목 추천 채팅방)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최근의 나스닥 리딩방 사기 사건들을 보면 유명인을 사칭한 운영진은 공통적으로 한국 주식은 비전이 없다며 자신이 고른 미국 주식을 권유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신도 시세를 움직일 수 있는 '내부자' 중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거액의 자금을 나스닥의 소형주에 몰아줬다.

한국 증시나 기관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기극이었던 셈이다. 근거 없는 불신이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주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상장사도 있고 단기 트렌드만 따라가는 증권사나 운영사들도 있다. 기관들이 개인에게 투자 성공 경험을 조금씩 축적해줄 때 신뢰는 시작되고 인내심이 필요한 장기투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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