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코앞에 의대 증원 보고서 저자 "1만 명 부족, 진실된 숫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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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증원 논리의 토대로 삼은 연구보고서의 저자가 "2035년에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는 정부 입장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때 2035년 의사가 1만 명 부족하다는 게 세 연구보고서의 공통 추계이고, 의대 교육 과정 6년을 감안할 때 매년 2,000명이 나오는 건 산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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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의료체계에 기반한 과학적이지 않은 추계"
정부는 2035년 1만 명 부족, 2000명 증원 '산수'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증원 논리의 토대로 삼은 연구보고서의 저자가 "2035년에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는 정부 입장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5년간 매년 2,000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책 결정은 자기 연구의 일부에 근거했을 뿐 타당하지 않다는 게 반론의 핵심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정책지식센터가 14일 서울대에서 '의사 정원,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지식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부가 인용한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서 수차례 자신의 보고서에 2,000명 증원 내용이 없다고 해명했는데, 서울고법의 결정을 앞두고 재차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홍 교수는 "추계는 과학적이어야 하는데, 어떤 한 포인트를 찍어서 하는 추계는 그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며 "따라서 1만 명은 진실된 숫자가 아니고, 의료개혁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보고서와 함께 홍 교수의 '미래사회 준비를 위한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를 의대 증원의 근거로 강조했고, 가처분 신청 결정을 앞둔 서울고법에도 제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때 2035년 의사가 1만 명 부족하다는 게 세 연구보고서의 공통 추계이고, 의대 교육 과정 6년을 감안할 때 매년 2,000명이 나오는 건 산수"라고 말했다.
반면 홍 교수는 "추계 중 '시나리오 1'을 정부가 가져다 썼을 뿐 의료 수요 변화, 의사의 생산성, 의료개혁을 통한 제도 변화 등이 감안되지 않았다"고 했다. 과학적이지 않은 추계가 법원의 결정에 미칠 영향을 질문한 청중에게는 "법원이 과학적인 게 무엇인지를 잘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홍 교수는 정부의 의료개혁 4대 과제(의료인력 확충·지역의료 강화·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공정 보상)와 대한의사협회의 필수의료 문제 해결 방안(수가 정상화·법적 부담 완화·인력 확보·취약지 의료기관 지원)이 사실상 똑같다고 짚었다. 그는 "순서가 다를 뿐 내용은 사실상 같아 '왜 이리 치열하게 싸워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도달한다"면서 "4대 의료개혁 순서를 바꿔서 의정이 개혁안부터 합의하고, 그에 기반해 의사 수 증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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