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리턴매치? 연임 벼르는 이재명, 재기 노리는 한동훈

박성의 기자 2024. 5. 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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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없다”…총선 승리 후 이재명 ‘연임론’ 군불
尹 대신 원희룡 만난 한동훈도 전당대회 출마설 ‘솔솔’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4‧10 총선에서 희비가 갈린 '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패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 화두가 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압도적인 '당심'을 발판 삼아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한 전 위원장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치인의 차기 지도부 입성 여부에 따라 22대 국회 여야뿐 아니라 당정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개표상황실을 나서며 미소 짓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굳은 표정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사진) ⓒ시사저널 박은숙·국회사진취재단

'또대명' 바람에 '연임' 굳어지는 이재명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한층 공고해졌다. 민주당 신임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석 달 앞둔 가운데 당내에서 '또 대표는 이재명'(또대명)이라는 연임론이 무르익고 있다.

당장 친명(親이재명)계가 주축이 된 당 지도부가 이 대표의 연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 대표가 보여준 강한 리더십과 정책 덕에 자연스럽게 연임론이 나오는 것"(박찬대 원내대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장경태 최고위원),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에 맞서 싸우기에 바빠 당대표로서 그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정청래 최고위원)는 게 이 대표 연임파(派)의 시각이다.

이 대표의 연임을 저지할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도 '또대명' 돌풍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친문(親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의원은 컷오프를 통해 22대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당권 주자로 꼽히지만, 오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탓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친선경기에서 연패하던 감독도 결승에 올라 금메달만 따면 평가가 달라진다"며 "정치도 똑같다. (총선 전과 비교해) 지금의 이 대표의 위상과 입지는 천양지차다. 마땅한 변수가 없다면 연임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도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에서도 (이 대표 연임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여기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얘기해봐도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얘기한다. 지금 현재도 당 대표에 대해 도전자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22일 경기도 평택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친 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br>

원희룡 만난 한동훈, 전당대회 출마할까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그의 맞수였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거취도 화두가 됐다. 총선 후 잠행하던 한 전 위원장이 최근 들어 '의미심장한' 행보를 보이면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 전임 비대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 당 사무처 당직자 등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지난 12일에는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 자리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이 자연스러운 화두에 올랐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시민들과의 '스킨십'도 늘려가는 모습이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서울 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시민들의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에도 웃으며 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택 인근 편의점 등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6월 말~7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대룰(규칙) 개정 논의 등을 위해 당초 예정보다 한 달가량 전대가 늦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전대가 늦어질수록 한 전 위원장을 향했던 '총선 책임론'이 희석될 수 있어서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 출연해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출마 쪽으로) 마음은 기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경선에 나가야 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어수선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그 점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도 14일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흐름상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까지 지지자들과 국민 여론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한 전 위원장이 불출마하면 우리 당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추측에 당사자인 이 대표와 한 전 위원장 모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이들의 등판 여부에 따라 22대 국회 정국이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선 당시 '운동권 청산론' '사법리스크' 등을 두고 충돌했던 이 대표와 한 전 위원장이 여야의 수장이 될 경우, 양당의 대치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과 갈등설이 일었던 한 전 위원장이 친윤계의 견제 속 재기가 가능할지, 당선된다면 당정관계에 변화가 일지도 정치권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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