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갈등과 협력 공존 한중관계, 세심한 관리 긴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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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양국 외교수장이 마주 앉은 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양자 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이며, 특히 한국 외교장관이 베이징을 단독으로 방문해 회담한 것은 6년 반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외교수장이 직접 만나 껄끄러운 관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 자체가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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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양국 외교수장이 마주 앉은 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양자 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이며, 특히 한국 외교장관이 베이징을 단독으로 방문해 회담한 것은 6년 반 만이다. 이번 회담에선 일단 양측 모두 갈등보다는 협력을 지향하며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한중일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양국관계가 정상궤도로 복원되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 주변에 조성되는 신냉전 기류와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간 전략 패권경쟁이 한중관계를 옥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외교수장이 직접 만나 껄끄러운 관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왕 부장은 "중한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익 충돌이 없다"며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거론했고, 조 장관은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자"고 강조했다. 특히 양측 모두 관계개선 조치의 첫걸음으로 경제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은 적절하다. 지난 30여년 양국 관계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다시금 관계 정상화의 불씨를 살린다면 다층적이고 다각적으로 관계를 심화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양국 간에 존재하는 간극도 어김없이 확인된 회담이었다. 왕 부장은 "수교의 초심"을 강조하면서도 "간섭을 배제한 채 가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에 조 장관은 "대외관계를 제로섬 관계로 인식하지 않고 그렇게 관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양측 발표문에서도 민감 현안에 대한 이견이 확인됐다. 우리 측은 북한 도발과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고,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발표문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반면 중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줄 것을 촉구한 내용은 우리 측 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한중관계는 이제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미묘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세심하게 갈등을 관리하며 협력의 모멘텀을 이어 나가는 게 긴요한 시점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 연장선에서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미중 간 양자택일을 압박하는 듯한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우리도 가치외교 기조 속에서도 실리를 추구하며 대중 외교에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달 26∼27일 서울 개최를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는 변곡점에 올라선 한중관계의 향배를 가늠할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 개선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신뢰를 쌓아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확실한 관계 복원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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