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논란에 10년 역사 휘청 “한가인에 송구→배후 밝힐 것” [종합]

장예솔 2024. 5. 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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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역사저널 그날’
왼쪽부터 한가인 조수빈 (사진=뉴스엔 DB)

[뉴스엔 장예솔 기자]

KBS PD협회가 '역사저널 그날'을 둘러싼 사측의 불합리한 지시에 분통을 터뜨렸다.

5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 1TV '역사저널 그날' MC 교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보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이 참석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월 방송된 설특집(445회) 방송분을 마지막으로 재단장의 시간을 거친 후 5월 경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송 재개를 앞둔 지난 13일 신동조, 김민정, 최진영, 강민채 PD는 성명서를 통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현 시사교양2국장에게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새로운 MC인 한가인을 비롯해 패널, 전문가를 모두 섭외한 후 일부 촬영까지 마쳤으나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비정상적인 지시를 내렸다며 "이후 녹화는 2주째 연기됐고 지난주 금요일(10일) 마침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 그간 다양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 진행자에 부적합다는 뜻을 내비치며 MC 교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훈석 중앙위원은 사측의 협박을 받고 있는 제작진 대신 자리했다며 "제작진은 3주 넘게 조용히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그걸 지켜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누가 무슨 이유로 조수빈을 꽂았냐. 누구의 부탁이나 청탁 지시가 있었냐. 이렇게 강하게 말하는 건 이번 사태가 너무 예외적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10년 넘게 방송하면서 단 한 번도 정치적 탄압에 휩싸인 적 없던 '역사저널 그날'의 이번 사태가 의아하다는 것. 기훈석 중앙위원은 "사측이 녹화 3일 전 MC를 한가인에서 조수빈으로 바꾸라고 통보했다. 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간부, PD가 조수빈을 반대함에도 불구 철회하지 않았다. 대체 누구의 지시가 있고 명령이 있기에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거냐"고 지적했다.

앞서 논란의 당사자인 조수빈은 소속사 이미지나인컴즈를 통해 "프로그램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조수빈을 '낙하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특정시각에 맞춰 편향성과 연결 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기훈석 중앙위원은 "소속사는 그렇게라도 내야 하지 않겠나. 섭외받은 적 없다는 사람이 매니저를 통해 스케줄이 안 된다고 먼저 연락하냐. 그게 정말이라면 제작진도 모르는 회사의 누군가와 따로 연락한다는 건데 더 이상한 일"이라며 "연락이 왔다는 것 자체로 낙하산 MC가 아니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조수빈의 출연 고사에도 불구 '역사저널 그날'의 폐지를 주장하는 사측을 향해 "특정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으면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하냐. 누구의 부탁이나 명령으로 이러는지 계속 의문이다. 배후가 누군지 끝까지 밝혀내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한가인 캐스팅 당시 제작진 측에서 직접 선물한 꽃다발과 기획안이 찍힌 사진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조 부위원장은 "그날 이후 배우(한가인)분은 이런 프로그램에 MC를 맡게 돼서 영광이라며 역사 관련 서적들을 직접 준비해 공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기훈식 중앙위원은 '녹화 재개시 한가인이 정상적으로 출연하냐'는 물음에 "제작진의 의견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같은 PD 입장에서 말하자면 '녹화가 재개됐을 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것도 송구스럽다. 한가인뿐 아니라 출연하기로 했던 패널, 교수들까지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약 없이 녹화를 벌써 2주나 못 했다. 그분들도 스케줄이 있지 않나. 또 많은 출연진들이 본의 아니게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죄스러운 심정으로 어떻게든 최대한 예의를 차리면서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대응 중"이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끝으로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현 사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며 "시사교양국 CP 팀장들은 매일 말도 안되는 지시에 고통받고 있다. 평 PD들은 중간 간부가 전하는 지시를 거부하고 체념도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저희의 매일이 기사화되지 않을 뿐 프로그램과 제작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이전에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만 온전히 힘을 썼다면, 이제는 불합리한 지시와 탄압 등에 그 에너지를 나눠 써야한다는 사실이 통탄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짓을 저희가 6~7년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고 늘 알리고 있는데 그 국민의 방송에 숟가락 올리려는 사람이 왜 이리 많냐.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하라고 숙제받은 곳이 KBS다. 공부하고 시험쳐서 입사했는데 들어와서 왜 이렇게 딴짓하는 사람이 많냐. 민주적 제작방식 자체가 공영방송 존재의 의의다. 나한 출연자 최종 결재권이 있으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할거면 유튜브로 가라"고 핏대를 세웠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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