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남을 ‘역사저널 낙하산 MC’…세월호 다큐 막은 본부장 주도

박강수 기자 2024. 5. 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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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역사저널)에 '낙하산 진행자'를 꽂아넣으려다가 제작진 반대로 무산되자 돌연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시킨 한국방송 경영진을 향해 "배임죄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 피디 등 내부 구성원들은 이번 주 안으로 사쪽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투쟁으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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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피디협회·언론노조 긴급 기자회견
한가인 대신 조수빈 밀다 프로그램 중단
“진행 중인 협찬만 2억여원…경영진 배임”
한국방송(KBS) 피디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의 무기한 제작중단 통보에 대한 경과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국방송(KBS)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역사저널)에 ‘낙하산 진행자’를 꽂아넣으려다가 제작진 반대로 무산되자 돌연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시킨 한국방송 경영진을 향해 “배임죄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 피디 등 내부 구성원들은 이번 주 안으로 사쪽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투쟁으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 피디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14일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디, 작가진, 스태프, 자문 학자, 기타 패널 출연자 등 ‘역사저널’ 새 시즌을 준비해온 3개월의 노고가 한순간 사라졌다. 계약 취소, 기집행 비용 등 관련 비용이 억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이 프로그램을 믿고 진행한 2억여원의 협찬도 사실상 무산됐다”며 “이 정도면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새 시즌을 준비 중이던 제작진은 지난달 4일 배우 한가인씨를 진행자로 섭외했고, 이튿날 이제원 제작1본부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던 중 첫 녹화(4월30일)를 닷새 앞두고 이제원 본부장이 해당 배우 대신 조수빈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엠시로 기용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제작진이 거부하자 녹화가 연기됐고 결국 지난 10일 “프로그램을 무기한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기훈석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디 생활 22년간 각종 외압 사례를 많이 겪었지만, 이번 일은 너무 예외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저널’ 같은 간판 프로그램을 건드린 것도, 녹화 3일 전(주말 제외) 엠시 교체를 지시한 것도, 최소한의 설명 없이 ‘거부하면 항명’이라며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도 모두 이례적”이라며 “누가 조수빈씨를 꽂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국방송(KBS) 피디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조수빈씨가 매니저를 통해 역사저널 출연을 고사한 내용이 담긴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기 위원은 이어 “프로그램 책임자인 팀장, 부장, 시피, 시사교양국장까지, 이제원 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간부와 피디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심지어 조수빈씨조차 프로그램 출연을 고사했는데, 왜 결론이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인가”라고 되물었다. 노조는 조씨가 지난 8일 매니저를 통해 ‘스케쥴상 출연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알렸다.

제작진이 지난 1일 박민 사장에게 방송 재개를 호소하는 메일을 전달했고, 박민 사장은 류삼우 부사장에게 진상조사를 지시했으나 이날까지 ‘프로그램 보류, 제작진 해체’ 외에 아무런 통보가 없다는 것이 피디협회와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프로그램 제작·편성상 갈등을 중재하는 내부 기구인 티브이(TV)편성위원회, 공정방송위원회를 요청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저널’ 폐지 논란을 촉발한 이제원 본부장은 지난 2월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에게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4월 방영은 불가하다”고 했던 인물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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