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비방 안하는 광주FC 서포터스…"애들이 보고 배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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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홈팬들이 집단으로 물병을 투척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 프로축구 응원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2-1 서울 승) 직후 홈 팬들이 그라운드의 상대 선수들을 향해 대거 물병을 투척해 큰 파장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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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경기 뒤 홈팬들이 집단으로 물병을 투척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 프로축구 응원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치열한 경기에 몰입한 팬들의 공격성이 커지는 건 축구란 종목의 본질과 닿아있다. 하지만 K리그에 '선은 넘지 말자'고 다짐한 서포터스도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서포터스 빛고을의 김식 회장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운영진 차원에서 상대 팀에 대한 비방을 아예 안 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가족 단위 팬이 많은데 응원석에서 욕을 하거나 상대를 비방하는 행동을 아이들이 배우고 따라서 할 위험이 있어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렇게 응원해도 되는구나'라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지양하기로 했다. 그래야 더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장으로 온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빛고을이 이런 방침대로 응원 문화를 바꾼 건 지난해 5월부터라고 한다.
광주FC에도 구단을 사랑하는 '강성 팬'이 없지 않다. 이들에게는 '얌전한 응원 문화'가 불만일 수 있다.
김 회장은 "강성으로 분류되는 분들께서는 불만을 품을 수 있다.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운영진 입장에서는 팬들 전체를 생각해 이런 행동을 순화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포터스 문화는 시간이 흘러 고일 경우 강성화되는 경우가 있다"며 "인천의 사례를 보면서 뜨끔했다. 우리도 방심하면 그렇게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2-1 서울 승) 직후 홈 팬들이 그라운드의 상대 선수들을 향해 대거 물병을 투척해 큰 파장이 일었다.
서울 주장 기성용은 급소에 맞아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인천 구단은 대응 조치로 우선 홈에서 치르는 리그 2경기에서 응원석(S구역)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인천에 따르면 당시 물병 약 80개가 관중석에서 날아온 걸로 파악됐다. 인천 구단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는 이번 주 안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K리그1은 김천 상무 팬들이 우리처럼 비방을 지양하는 걸로 안다"며 "여러 서포터스가 전반적으로 과격한 행동은 방지하려 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FC 관계자는 "빛고을 측이 비방을 자제하는 방침을 놓고 구단에도 협조를 부탁했다. 그렇다고 이분들께서 자기 구단에 대한 쓴소리를 삼가는 건 아니다"라며 "응원 문화의 기준이 되는 분들이 이런 식으로 방향을 정해주시면 위험도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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