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의 좌표찍기, 3000명 증원 제안한 병원단체장 턴다

오경묵 기자 2024. 5. 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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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신상털기...커뮤니티서 명단 돌려
1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병원단체가 정부에 의대 증원 규모로 3000명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의사들이 단체 임원 명단을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등 ‘신상털기’에 나섰다.

1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종합병원협의회의 임원 명단이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대한종합병원협의회는 중소병원보다는 크고,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작은 종합병원 중심의 단체다. 이들은 의사 구인난이 심각하다며 의대 증원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가 지난 10일 의대 정원 증원 효력 집행정지 관련 항고심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 중 대한종합병원협의회의 의견 회신 자료가 포함되면서, 이 단체는 의료계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자료에는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매년 3000명씩 5년간 1만5000명을 늘리고, 이후에는 5년간 1500명씩 증원하자고 제안한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매년 의대생을 1500명 증원하고, 이와 별도로 5년간 의전원생 1000명을 늘리는 한편, 해외 의대 졸업생 면허 교부와 해외 의대 졸업 한국인을 500명씩 늘리자고도 제안했다. 협의회는 “대학병원 및 의료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의 응급실 및 수술과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없고, 심각한 구인난과 이로 인한 의사 인건비 급등으로 종합병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제안 내용이 알려진 뒤 의사 커뮤니티에는 협의회 회장과 부회장, 고문 등 임원의 소속 병원, 직책을 담은 글이 퍼졌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의 의료법,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법, 의료 사고, 근로기준법 위반, 조세포탈, 리베이트, 기구상 수술 등 사례를 대한의사협회에 제보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임 회장이 거론한 병원은 협의회 회장이 원장으로 재직 중인 곳이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측은 “법원에 제출한 자료가 의도치 않게 공개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명단도 이런 일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의사 단체가 단체 내부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알 압박·공격하는 일부 관행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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