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붙잡혀왔어”…딸 목소리 흉내 낸 ‘AI 보이스피싱’[영상]
“엄마 큰일 났어…친구 보증을 섰는데…잡혀왔어.”
지난 8일 오후 60대 A씨는 딸의 휴대폰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통화 속 딸의 목소리가 “엄마 큰일 났어. 친구 보증을 섰는데 친구가 연락되지 않아 잡혀왔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차분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목소리가 영락없이 딸이었다. A씨는 언론 보도나 영화, 드라마 속에서 조폭들이 채무자를 납치해 잔인하게 협박하는 장면 등을 떠올렸다.
놀란 A씨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집 부근 은행으로 갔다. 하지만 수상한 점도 있었다. 현금 2000만원을 인출하면서 은행 창구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는데…”라며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이 직원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고 112에 신고했다.
잠시 후 출동, 상황 설명을 들은 경찰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 딸에게 확인한 결과, 엄마한테 전화한 적이 없고, A씨 남편도 “그 조금 전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으나 보이스피싱으로 생각, 끊어 버렸다”고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금 수거책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범인이 돈을 찾아 만나자는 장소로 가게 했다. 하지만 범인은 첫 접선 장소엔 나타나지 않고 피해자를 다른 곳으로 유도했다. 두번째 접선 장소에 나타났다. 주변에 숨어 있던 경찰이 덮쳐 수거책 B(60대)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범들이 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 딥보이스로 흉내 내 피해자를 깜박 속게 한 것으로 보고 수거책 B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범들이 피해자 딸의 목소리를 AI를 통해 재현한 것은 딸의 인적사항이나 핸드폰 통화 음성 등을 입수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범인이 AI 딥보이스 기술을 이용해 피해자 딸의 목소리를 변조한 방법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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