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혐오 조장?”…존중 없었던 ‘존중냉장고’, 논란은 사과·영상 삭제는 NO[종합]

방송인 이경규의 웹 예능 프로그램 ‘존중냉장고’가 진돗개 혐오, 견주 몰래 촬영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제작진이 공식 사과했다.

14일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 제작진은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영상의 반려견 입마개 착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돗개 견주만을 좁혀 보여드려 많은 반려인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 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정서를 고려하여 더욱 신중을 기해 공감 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이경규의 웹 예능 프로그램 ‘존중냉장고’가 진돗개 혐오, 견주 몰래 촬영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제작진이 공식 사과했다. 사진=존중냉장고

‘존중냉장고’는 지난 10일 첫 공개됐다. 펫티켓을 잘 지킨 사람에게 냉장고를 선물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인 ‘존중냉장고’는 매너워터, 인식표, 입마개를 착용하는 반려견을 관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입마개를 하지 않은 진돗개를 보고선 이를 지적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하지만 진돗개는 입마개 착용의 의무가 없는 견종이다. 여기에 반려견과 산책하는 견주들의 모습이 동의 없이 몰래 촬영됐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영상이 공개된 후 진돗개 견주가 직접 등장해 댓글을 달았다. 해당 견주는 “진돗개 견주로 살면서 참 억울한 순간이 많았는데,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었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촬영이 되어 유명인이 진돗개 혐오를 조장하는 도구로 쓰인다니 제 강아지를 입양하고 가장 힘든 순간이네요. 학대받은 강아지를 보호소에서 입양해서 저렇게 멀쩡하게 산책시키기까지 저의 어떠한 노력이 들어간 과정은 싸그리 무시된 채 그저 입마개 없이 남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무지한 견주로 박제가 되어버렸네요”라고 속상함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모자이크 하면 다입니까? 할거면 제대로 하시던지요. 제 지인들이나 저 산책로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알아볼만 한 저와 강아지의 인상착의가 다 나와있는데요. 제 동의 없이 이런 모욕적 영상을 올리셨으니 저도 법률적 자문을 받아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보려 합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견주도 “영상에 나온 강아지 보호자입니다. 지인이 제 강아지가 이 유튜브에 나왔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정말 제 강아지가 있네요..? 산책 중 촬영에 대해 고지받은 적이 없는 저로써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왜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해서 올리시는거죠?”라며 분노했다.

그는 “심지어 영상의 내용과 목적까지 너무나도 편파적이라 제 강아지가 허락 없이 영상에 나온 것뿐만 아니라 영상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몹시 나쁩니다. 이건 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영상인가요? 진돗개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자 하시는 건가요?”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사과문은 올렸지만 문제가 된 영상은 삭제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영상에는 현재 꾸준히 비판 댓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 “영상 내려주세요. 동의 없는 촬영은 불법입니다. 입마개 견종 아닌 친구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말아주세요” “소름 끼칩니다”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하 전문.

안녕하세요. 존중냉장고 제작진입니다.

이번 영상의 반려견 입마개 착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돗개 견주만을 좁혀 보여드려 많은 반려인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 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정서를 고려하여 더욱 신중을 기해 공감 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반려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