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 미 정보장교 사임 “가자전쟁 참상에 부끄러움과 죄책감”

이본영 기자 2024. 5. 14. 11: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군 장교가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낀다"며 사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 소속 해리슨 만 소령이 1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사임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만 소령은 자신이 정보장교로서 하는 일이 가자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을 돕는 것임을 시사하면서 죄책감이 사임 배경에 있다고 털어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리슨 만 소령 “유럽 유대인 후손으로
인종청소 책임 용납하지 않도록 성장”
13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군 장교가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낀다”며 사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 소속 해리슨 만 소령이 1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사임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만 소령은 링크트인에 올린 글에서 “지난 6개월간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 수만명을 죽이고 굶주리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이에 힘을 실어준 (미국 정부의) 거의 전폭적인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지지 문제가 마음 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그만둬봤자 의미 없는 일 아니냐는 생각도 했지만 가자 전쟁의 “상상 가능한 가장 끔찍하고 가슴 아픈”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사임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해리슨 만 소령. 출처: 링크트인 페이지

만 소령은 자신이 정보장교로서 하는 일이 가자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을 돕는 것임을 시사하면서 죄책감이 사임 배경에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기서 내가 하는 일은 관리 업무이고 주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참상에 스스로 “엄청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다. 또 “유럽계 유대인 후손인 나는 특히 인종청소 책임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는 도덕적 환경 속에서 자랐다”고 했다.

만 소령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중동 지역에서 확전의 위험을 키운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국방정보국에서 주로 중동 관련 업무를 했고 주튀니지 미국대사관에 근무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 직원 2명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통상적 절차를 생략하면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댄다고 비난하거나, 미국이 집단 학살을 돕고 있다고 비판하며 각각 사임했다. 미군 장교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정책을 문제삼으면서 사임하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공군 병사가 워싱턴의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전쟁 종식을 요구하며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