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습니다”...美 장교, ‘친이스라엘’ 정책 반발해 전역

박상훈 기자 2024. 5. 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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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에 소속된 한 미 육군 장교가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에 정책에 반발해 전역을 신청했다.

그간 행정부 소속 관료들이 항의의 의미로 사표를 낸 적은 있었지만 군 장교가 전역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사회와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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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만 미 육군 소령이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크인 링크드인 프로필에 게시한 글. 이 글에서 만 소령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군에서 전역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링크드인 캡처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에 소속된 한 미 육군 장교가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에 정책에 반발해 전역을 신청했다. 그간 행정부 소속 관료들이 항의의 의미로 사표를 낸 적은 있었지만 군 장교가 전역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사회와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DIA의 중동 분석가인 해리슨 만 육군 소령이 전날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크인 링크드인에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지구 전쟁 지원에 항의해 전역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DIA는 이스라엘, 하마스를 포함해 외국 군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만 소령은 "DIA는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정책을 가능하게 하고 때때로 직접 실행도 한다"며 "지난 6개월간 나를 괴롭게 한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무고한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을 죽이고 굶어 죽게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몇 달간 끔찍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고, 나의 업무와 이런 끔찍한 일들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나를 부끄럽게 하고 죄책감이 들게 했다"고 토로했다. 스스로를 유럽 유대인(European Jews)의 후손이라고 밝힌 만 소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의 정책에 더욱더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만 소령은 지난 11월 전역을 신청했지만, 지난 1월 초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군을 떠나게 되는 시점은 6월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만 소령은 지난달 자신이 전역을 신청한 이유를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들에게 보냈고, 이를 13일 링크드인 프로필에 공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몇 달간 전역 동기를 밝히지 않았던 것에 대해 "직업 규범을 위반하고 존경하는 다른 장교들이 실망하게 하고 그들이 배신당했다고 느낄까 봐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육군과 DIA는 만 소령의 복무 사실은 확인했지만 전역 이유에 관한 확인은 거부했다. DIA는 "다른 직장에서와 마찬가지로 DIA에서도 직원들이 여러 이유로 일상적으로 사표를 낸다"고만 언급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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