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에게 ‘러프는 무용지물’? … 방신실도 윤이나도 황유민도 ‘장타·그린적중률’ 동시 톱10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4. 5.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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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 <사진 KLPGA 제공>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압도적인 장타 능력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젊은 시절, 그만의 코스 공략법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러프에 빠지든지 상관하지 않고 일단 드라이버로 멀리 쳐 놓고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리는 공략 방식이었다. 아무리 러프가 깊더라도 워낙 멀리 쳐 놓은 덕에 남은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웨지 정도면 충분히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남자 선수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골프공 성능을 제한하려는 골프 규칙마저 생길 상황이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바로 이런 ‘우즈식’ 그린 공략법을 시도하는 선수가 부쩍 늘었다. 최근 3년 동안 장타 순위와 그린적중률 순위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든 선수는 모두 3명에 불과했다.

윤이나. <사진 KLPGA 제공>
지난해는 그린적중률 1위이면서 드라이브 거리 9위에 오른 김수지가 유일했고 2022년에는 윤이나가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2021년에는 최혜진이 그린적중률 1위와 드라이브 거리 10위에 올라 그해 유일하게 두 부문 모두 톱10에 오른 선수가 됐다.

8개 대회를 치른 올해 KLPGA 투어에서는 두 부문 톱10 선수가 현재 4명에 이른다.

일단 2022년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윤이나가 장타 5위(254.49야드)에다 그린적중률 1위(82.09%)에 올라 두 부문 톱10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징계에서 풀린 윤이나는 올해 5개 대회에 출전해 평균 타수 7위(70.33타), 상금 15위(1억 3988만원), 대상 포인트 15위에 올라 있다. 특히 최근 2연속 톱10 성적을 내는 등 빠르게 투어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멀리 쳐 놓고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 높은 그린적중률을 보이고 있는 선수 중에는 ‘장타 센세이션’ 방신실도 있다. 현재 방신실의 드라이브 거리 순위는 4위(255.93야드)이고 그린적중률에서는 2위(80.83%)에 올라 있다. 방신실은 두 부문 톱10 기록을 바탕으로 평균 타수 3위(69.70타), 상금 9위(2억 3632만원), 대상 포인트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승은 아직 없지만 2위 한 번, 3위 한 번, 4위 한 번을 기록하면서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황유민. <사진 KLPGA 제공>
장타 1위(259.55야드)를 달리고 있는 황유민 역시 그린적중률에서도 7위(76.88%)에 올라 있는 ‘10·10 선수’다. 평균 타수 1위(69.52타)에다 상금 2위(3억 9030만원), 대상 포인트 2위 성적이 말해주듯 올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황유민이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톱10 4차례가 모두 4위 이내 눈부신 성적이다.

2승을 거두며 상금 1위(4억 3276만원), 대상 포인트 1위 그리고 평균 타수 2위(69.56타) 성적을 내고 있는 박지영도 장타와 그린적중률 두 부문에서 모두 톱10에 올라 있는 선수다. 장타 10위(252.47야드)에 그린적중률 4위(78.66%)다. 지난해 장타 35위(242.54야드), 그린적중률 28위(70.54%)를 기록했던 것과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신인랭킹 4위에 올라 있는 ‘뉴 페이스’ 이동은도 윤이나, 방신실, 황유민, 박지영과 비슷한 스타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장타 랭킹 8위(252.73야드)에 그린적중률 13위(75.61%) 기록으로 올해 두 차례 ‘톱5’ 성적을 냈다.

박지영. <사진 KLPGA 제공>
장타 9위(252.70야드), 그린적중률 17위(74.88%)의 김민별도 있다. 김민별은 아직 작년 신인왕다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최근 샷 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현재 상금랭킹은 17위(1억 1755만원)다.

다른 장타 톱10 선수들도 대부분 그린적중률에서 높은 확률을 보여주고 있다.

장타 3위(256.11야드) 배소현이 그린적중률에서 11위(75.72%)를 기록하고 있고 장타 2위(256.49야드) 문정민도 그린적중률에서 33위(71.98%)에 올라 있다. 배소현이 상금 28위(7484만원), 문정민은 상금 33위(6927만원)으로 무난한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는 잔디 성장 문제 탓에 원하는대로 어렵게 러프 세팅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또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이나 한화클래식 등이 남아 있다.

하지만 골프팬들은 ‘뻥’ 멀리 쳐 놓고 ‘착’ 핀에 붙이는 여자골프 선수들의 화끈한 골프에 ‘푹’ 빠졌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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