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충격적 부진, 이게 다 '불운' 때문이라고? [스프]

배정훈 기자 2024. 5. 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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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수다]


복귀와 동시에 KBO리그를 폭격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류현진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해치울 것만 같았던 KBO 통산 100승 달성에는 7경기가 소요됐고, 이후 지난 8일 롯데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또 무너지며 아직도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10일 현재 류현진의 성적은 2승 4패 평균자책점 5.65. 류현진에게 어울리는 성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37세 시즌을 맞은 류현진에게 기량 하락의 시기가 온 것일까요? 아직 시즌 극초반이기는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세부 지표는 '멀쩡'

앞서 <야구수다>에서는 류현진의 복귀를 앞두고 류현진의 성적을 예상해 본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 류현진, 그가 돌아왔다... 다시 KBO의 지배자가 될 수 있을까
[ https://premium.sbs.co.kr/article/lvxPXPJ1fA3 ]

당시 <야구수다>의 예상은 류현진이 최소한 국내 투수들 가운데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예상한 성적과 류현진의 현재 성적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예상보다는 볼넷을 좀 더 내주고 있지만 삼진은 더 잡아내고 있고, 피홈런은 커리어 최저급으로 억제하고 있습니다. 시즌 전 <야구수다>의 '희망적인' 예상과 거의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겁니다. 실제 류현진은 9이닝당 피홈런 허용 부문에서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 곽빈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FIP로 봐도 국내 투수 중 1위, 외국인 투수와 합쳐도 3위에 랭크될 만큼 훌륭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류현진은 허용하는 타구의 평균 속도도 KBO리그에서 가장 낮은 편입니다. 다른 투수들보다 강하고 빠른 타구를 적게 맞는다는 건, 일반적인 경우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쯤에서 의문점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이렇게 잘하고 있다는데 성적이 왜 그 모양이냐', '내가 볼 때마다 맞던데 잘 하긴 뭘 잘하냐' 등의 의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류현진의 '클래식 스탯'과 '세이버 스탯'의 괴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류현진이 맞는 상당수의 안타가 '실력'보다는 '운'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보는 야구 경기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해 잡히거나, 빗맞은 타구가 마침 빈 곳에 떨어져 안타가 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투수는 유독 운이 좋아서 잘 맞은 타구가 모두 아웃이 될 수 있지만, 어떤 투수는 희한하게 운이 없는 바람에 안 맞아도 될 안타를 많이 맞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나타나는 지표에 의하면 류현진은 후자의 상황을 유독 많이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BABIP은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의 준말로 홈런을 제외한 '인플레이 상황'을 만든 타구 가운데 몇 퍼센트가 안타가 되는지를 수치화한 스탯입니다. 기본적으로 투수의 경우 BABIP이 낮으면 '운이 좋다'고, BABIP이 높으면 '불운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BABIP에 따르면 류현진은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 중 한 명입니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 아니냐고 묻기엔 허용 타구의 평균 속도가 걸립니다. 리그에서 BABIP 가장 높은 투수들 가운데 류현진의 허용 타구 속도가 가장 낮습니다. 류현진과 거의 같은 허용 타구 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 원태인의 경우 류현진과 BABIP 차이가 0.126이나 나는데, 두 선수가 똑같이 10개의 인플레이 타구를 맞는다면 류현진이 안타를 하나 이상은 더 내준다는 얘기입니다.

류현진이 프로 데뷔 후 기록한 BABIP을 모두 다 훑어봐도 이번 시즌의 불운은 특히 눈에 띕니다. 올 시즌을 포함한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BABIP은 0.302, 부상으로 단 한 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6년을 제외하면 류현진이 이토록 불운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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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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