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네이버 분리하라" 일본 정치권의 노골적인 발언, 그들의 속내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5.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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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팟] 박상진 도쿄특파원

네이버가 13년 동안 키운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일본 '강탈' 논란이 뜨겁습니다. 한일 정부까지 뛰어들며 외교 문제로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사태의 배경, 그리고 일본의 속내는 뭔지 <온더스팟>에서 박상진 도쿄 특파원과 알아봅니다.
 

13년 일군 '라인', 일본 넘어가나

Q. 사태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가 이 '라인' 메신저가 워낙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실제로 일본에서의 라인 영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A. 일본 국민 9,600만 명이 사용하는 그야말로 일본의 대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일본 인구가 1억 2,000만 정도 되니까 인구의 80%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라고 보면 됩니다.

기업이나 정부에서도 상당히 이용하고 있는데요,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라인웍스는 현재 일본의 약 46만 개 회사가 이용하고 있고요. 이용자만 해도 45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라인을 쓰고 있는데요. 일본인들하고 얘기하기 위해서는 라인은 필수라고 볼 수 있고 재해 정보, 공공요금 납부 이런 것에도 상당히 많이 관여를 하고 있는, 그야말로 국민 메신저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의 라인,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야후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지난 2008년에 네이버 재팬이 처음 일본에 진출을 했는데요. 당시 2011년 3월에 동일본 대지진이 나니까 네이버 재팬에서도 빨리 철수해라, 귀국을 하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근데 그 당시에 '라인의 아버지'라고 하는 라인야후의 CPO, 최고제품책임자인 신중호 씨가 개발해서 3개월 뒤인 2011년 6월에 라인 어플을 내놨거든요. 지진 직후 3개월 뒤라서 재해 정보라든지 연락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상당히 세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야후는 다들 알다시피 인터넷 초창기 시절부터 가장 유명했던 사이트 중에 하나죠.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고요. 이 회사가 지난 2021년에 전격 합병을 하게 되는 거죠. 양사가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A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고요. 라인야후의 지분을 65%가량 가지는 모양으로 생긴 거고요.

그래서 당시 우리는 물론이고 일본 언론들도 국민 메신저, 그리고 국민 검색 포털이 통합 운영이 되어서 큰 시너지가 나지 않겠냐 이렇게 보도를 했었습니다.


Q. 이렇게 잘 운영되던 회사가 왜 갑자기 일본에 경영권이 넘어가게 될 상황까지 온 건가요?

A.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에 벌어졌던 개인정보 유출 사건입니다. 약 52만 건의 개인정보가 라인야후에서 유출됐는데, 인증 기반이라든지 이런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네이버의 자회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라인야후 쪽의 회원 개인정보도 유출이 된 거다, 이렇게 일본 정부에서 파악하고 지난 3월 재발 방지책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린 겁니다.

재발 방지책들, 이렇게 우리(라인야후)가 하겠다 아니면 네이버와의 네트워크 분리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이렇게 정리하겠다라는 거를 정리해서 총무성에 제출했는데, (총무성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렇게 해서는 어렵다라는 식으로 반응을 보였다고 하고요. 4월에 2차 행정지도를 내리게 된 겁니다.

 

민간 기업 지배구조를 왜…일본 정부 속내는

총무성의 행정지도 내용에서 문제가 됐던 게 뭐냐 하면, 모회사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해라' 그걸 포함해서 '경영 체제를 개선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파문이 일게 된 겁니다.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라는 게 전 세계에서 처음 일어난 일도 아니고요. 일반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났을 때 재발 방지책과 더불어서 행정지도가 들어갈 수도 있죠. 그럼 보통 정부가 보안 조치를 요구하고 그거에 따라서 벌금을 부과하거나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이 있는데, 경영 체제 전반을 수정하라는, 일종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라는 식으로 행정지도가 나왔다는 게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거든요.

물론 일본 정부는 자기들은 지분을 정리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마쓰모토 다케야키ㅣ일본 총무상 (5월 10일)
경영권의 관점에서 자본의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행정지도상 관련 내용이 있었고 그에 따른 지분 관계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걸로 봐서는 일본 정부가 그 뒤에 있는 것 아니냐라고 얘기하는 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내용인 거죠.

Q. 정부의 행정지도를 통해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조정한다, 이게 굉장히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여기에 대해서 일본 측, 일본 언론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A. 사실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행정지도가 나온 뒤 일본 언론에서 첫 기사가 나오면서부터입니다. 이후에 현재는 사실관계 위주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일반적인 내용은 아니다, 이례적으로 그런(지분) 부분들에 대해서 요구를 하고 있다라는 부분들은 충분히 일본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Q. 이런 이례적 조치 배경은 뭔가요?

A. 우리는 기업 지분, 네이버의 지분을 정리하라고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 그리고 더구나 해외 기업에 대해서 정부가 주식을 팔고 나가라 아니면 어떻게 하라 마라 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일본 정부로서는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자국민이 현재 9,600만 명이 쓰고 있는 이 메신저의 빅데이터들이 결국에는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근원적인 불안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도 라인하고 네이버의 연결을 끊어야 된다라는 식의 부분들을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경제안보 추진을 하고 있는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는 사기업이기도 하지만 공공재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노골적으로 네이버와 라인을 분리시켜야 된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우리 국민 대부분이 다 쓰고는 있는데 관련돼 있는 내용 그리고 데이터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는 현재 없고 이게 다른 나라에 다 들어가 있다', '우리 국민들이 쓰는 거는 우리나라에서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오라클이나 아마존 이런 데들도 지금 일본에다가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국민들이나 정부 관련돼 있는 정보들이 일본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부분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도 틱톡 금지법을 만들어서 퇴출을 하겠다는 부분들이 있는데, 적성 국가에 대한 일종의 조치로 볼 수는 있는 건데, 일본이 내놓은 외교청서에만 봐도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여러 가지에 같이 대응을 해야 되는 파트너라고도 자리매김을 해 놨거든요. 그래 놓고 적성 국가에게나 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부분들에 우리 국민 감정이 용납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응, 네이버의 선택은

Q. 지난 10일,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압박에 대해서 결국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정부 대처가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일고 있지 않습니까? 또, 그 과정에서 외교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요.
 
강도현ㅣ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5월 10일)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A. 한국 정부가 최근 이 과정에서, 일부 보도도 됐지만, 일본 총무성에게 '행정지도가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한국 언론에 이야기해달라는 식의 요청을 한 게 보도가 돼서 문제가 됐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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