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조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 스타트…5~10% 구조조정

윤지원 기자 2024. 5. 1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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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한 정상화 방안 내달 시행
만기 연장·연체로 연명하는 부실 사업장 솎아내 경·공매 등 유도
금융권에서 최대 5조원 실탄 확보…신규 대출 금융사엔 인센티브

정부가 다음달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 ‘옥석 가리기’를 본격 추진한다. 부실 사업장을 솎아내 경·공매 등 재구조화를 유도하고, PF 구조조정에 필요한 실탄 확보를 위해 은행·보험사가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조성한다.

평가 대상 PF 사업장은 총 230조원 규모로, 이 중 5~10%가 재구조화와 매각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러한 내용의 부동산 PF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사업성이 낮은 PF 사업장이 잇따라 만기 연장되며 연체율이 치솟는 등 부실 정리가 미뤄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등급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유의·부실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매각을 추진하고,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도록 했다.

평가 기준도 바뀐다. 기존에는 본PF 사업장에 대해서만 보증사고·연체·공사 지연 등을 따졌지만 앞으로는 브리지와 본PF 사업장의 사업 단계별로 위험성을 따질 수 있다.

평가 대상도 확대된다. 현재는 각 금융회사들이 취급하는 본PF, 브리지론 사업장만 사업성을 평가하는데, 앞으로는 저축은행 등의 토지담보대출과 개별 금융권의 채무보증 약정도 추가되며 새마을금고도 포함시킨다.

이에 따라 PF 사업성 평가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당국이 그간 관리·공표해온 PF 대출 잔액 규모(지난해 말 기준 135조6000억원)에 비해 100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유의·부실우려 등급) 대상 사업장 규모가 전체(230조원)의 5~10%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사업장 재구조화나 정리 부담이 늘더라도 이미 적립된 충당금과 순차적인 충당금 적립 등을 감안할 때 금융기관들이 충분히 감내 가능한 범위”라고 말했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은 공공·민간금융이 함께 대기로 했다.

PF 대출 연체율 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은행과 보험업권은 우선적으로 1조원대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유동성 지원에 나서며, 추후 최대 5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1조1000억원 규모의 캠코 펀드의 자금 집행 제고를 위해 우선매수권 도입을 추진한다. 캠코 펀드에 PF 채권을 매도한 금융회사에 추후 PF 채권 처분 시 재매입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매도자·매수자 간 가격 협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실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된다. 신규 추가 자금은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하도록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기존 PF 채권과 동일하게 ‘요주의 이하’로 분류됐던 것을 완화해준 것이다. 보험사도 PF 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적용받던 건전성 규제(K-ICS)가 대폭 완화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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