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5만원 지원금 특수 온다”…들뜬 피부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

김명지 기자 2024. 5. 14.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 재난지원금으로 쌍꺼풀, 리프팅, 가슴 성형, 지방 흡입, 양악 수술까지 가능합니다. 지금 상담하세요."

그 때는 서울 대부분의 피부미용 성형외과가 '재난지원금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은 현재 25만원 지원금을 '지역 사랑 상품권' 형태로 지급해 올해 말까지 소비하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똑같은 방식으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대거 풀었던 지난 2020년 그 자금이 피부과, 성형외과로 많이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지원금 병원에선 특별한 사용 제한 없어
코로나19 때 성형외과·피부과 마케팅 나서
“1인당 25만원은 미용 시술 쪽 수혜 기대”
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금을 지급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요즘 미용 성형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당시 누렸던 ‘지원금 특수(特需)’가 올해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가정용 미용기기 체험 모습. LG전자는 지난해 프라이빗 뷰티케어 솔루션 LG프라엘 브랜드로 서울 강남구 꼴라보하우스 도산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LG전자 제공

“서울시 재난지원금으로 쌍꺼풀, 리프팅, 가슴 성형, 지방 흡입, 양악 수술까지 가능합니다. 지금 상담하세요.”

지난 2020년 서울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 병원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라와 논란이 된 광고 글이다. 이 성형외과는 연매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병원인데,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 부담없이 쌍커풀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때는 서울 대부분의 피부미용 성형외과가 ‘재난지원금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미용 성형 업계가 올해도 ‘지원금 특수(特需)’가 재현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금을 지급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름 개선제인 보툴리눔 톡신과 피부용 레이저 시술 제품 등을 가진 미용⋅의료기기 업체들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25만원 지원금 입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25만원 지원금을 ‘지역 사랑 상품권’ 형태로 지급해 올해 말까지 소비하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똑같은 방식으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대거 풀었던 지난 2020년 그 자금이 피부과, 성형외과로 많이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사람들이 대부분 외부에서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색조 화장품은 물론 미용 업체들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가 재난자원금이 플렸을 때 반짝 좋아졌다. 보툴리눔 톡신 회사인 휴젤의 주가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 주당 29만 8000원까지 떨어졌으나, 그 해 6월 40만 9300원까지 올랐다. 대웅제약의 주가도 같은 기간 6만 3200원에서 14만 2500원으로 올랐다.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클래시스 주가는 같은 기간 1만원에서 1만 6500원으로 65% 급등했다.

정부 지원금은 소상공인 지원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대형 마트·유흥 주점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은 특별한 사용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동네 병원은 물론이고 기업형 성형외과·피부과에서 정부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다.

업계는 다만 코로나19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미용 시술 쪽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용 의료 시장은 크게 시술 시장과 수술 시장으로 구분한다. 시술 시장은 보툴리눔 톡신, 레이저와 같이 안티에이징(항노화)이 목표이고, 수술은 눈, 코, 턱 등과 같이 얼굴의 형태가 바뀌는 수술을 뜻한다. 미용 시술은 20만~50만원, 수술은 100만원 이상 필요하다. 코로나19 때 긴급재난지원금으로 1인 가구 40만원, 4인 가구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용 의료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서, 정부 지원금을 미용에 쓰는 데 거리낌이 없다”며 “25만원 정도라면 안티에이징 시술 등을 받기에 적당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미용 의료 시장이 성숙 단계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명당 미용 의료 침투율(미용 의료를 경험한 사람 비율)은 약 20%에 이른다.

미용 업계는 이미 정부 지원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출산 준비 커뮤니티를 보면 ‘임신 바우처로 피부과에서 좁쌀 여드름 관리를 받았다’는 후기가 쏟아진다. 정부는 태아 1명을 임신할 경우 임신·출산 의료비 바우처로 100만원을 지급하는데, 보통 이 가운데 일부를 피부 미용에 쓴다는 것이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원금이라는 것은 범용으로 지급하는 것이 소비자와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경기 진작을 목적으로 하는 지원금이라면 제한 업종을 기술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