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시장엔 밈주식...게임스톱 74% AMC 78% 폭등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5. 1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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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

뉴욕증시가 특별한 변수 없는 시장에서 혼조세를 나타났다. 다우지수는 지난주까지 펼쳤던 조용한 랠리를 끝나치며 9 거래일 만에 다소간의 약세로 돌아섰고,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크지 않은 변동성에 지루해진 개미 투자자들은 2년여 만에 게임스톱 주가를 폭등시키며 밈(Meme) 주식 열풍을 다시 재현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1.33(0.21%) 내린 39,431.51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26포인트(0.02%) 하락한 5,221.42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나스닥은 47.37포인트(0.29%) 올라 지수는 16,388.24에 마감했다.

증시는 이틀 후인 수요일(15일)에 나올 소비자 물가지수(CPI)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우존스 컨센서스 예상치는 4월 물가가 전월비 0.4%, 전년비 3.4% 증가했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하루 앞서 화요일(14일)에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나오는데 이는 전월비 0.3% 상승률이 예상된다.

HSBC 전략가 던컨 톰스는 "주요 주가 지수가 다시 올해 최고치에 접근하면서 위험 자산의 하락 가능성이 또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광범위한 상승은 골디락스 스타일의 랠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BTIG 전략가 조나단 크린스키는 필수소비재가 다음 반등 그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유틸리티 주식은 3월 말까지 상승으로 더 이상 (투자에 있어) 시기적절하지 않다"며 "대신 필수 소비재는 다년간의 기반을 돌파하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2주가 주가향방의 시금석
UBS_그뤼벨전CEO
투자은행 UBS는 앞으로 2주가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시장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 자산 배분 책임자인 제이슨 드라호는 "CPI와 엔비디아로 인해 조만간 주식시장이 시끄러울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과 엔비디아의 수익 데이터가 초여름 시장하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시적 데이터와 미시적 분석 포인트를 동시에 염두에 두는 것이 주가향방 분석에 유효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JP모건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빅은 "향후 몇 달 동안 주식 환경이 흐려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경제 연착륙이 좌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라노빅은 "시장은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위험이 있는 인플레이션과 이윤 압박의 어려운 조합 외에도 계절적으로 까다로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주식이 확고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너무 안주하는 위험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골디락스는 시장이 1분기에 인플레이션 충격을 흡수했지만 동시에 기업 수익이 가속화되고 경제가 착륙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변주 없는 시장에 밈 열풍 재등장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 주가가 다시 폭등했다. 이 주식에 숏 포지션을 걸었던 투자자들은 약 1조원 이상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오전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00% 이상 치솟았다. 3년 전 주가 열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이자 '으르렁 고양이(Roaring Kitty)'로 불리는 키스 길(Keith Gill)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SNS) 엑스(X)로 다시 돌아온 것이 배경이다.

키스 길은 매사추세츠 상호생명보험(Massachusetts Mutual Life Insurance)의 마케팅 담당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에 게임스톱 주식과 파생상품인 콜 옵션에 몰려든 데이 트레이더 군단을 이끈 인물이다. 당시 키스 길은 게임스톱 기업전망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공매도를 건 헤지펀드를 겨냥해 개미군단의 매수세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숏커버를 위해 다시 기관투자가들이 물량을 확보하는 행렬이 이어지며 주식 가격은 폭등했다. 현재 게임스톱의 매도 포지션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전체 주식(플로트)의 24% 이상에 달한다.

지난 2021년 1월 게임스톱 주가는 장중 120.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여름에 예정된 4대 1 주식 분할을 조정한 가격이다. 그러나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결국 사라지자 주가는 다른 밈 주식과 함께 폭락했다.

하지만 게임스톱 주가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올해만 57% 급등해 지난 금요일에 주당 17.4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하루 만에 13달러 가량 올라 상승률이 74.4%(주당 30.45달러)에 달했다. 게임스톱의 급등과 함께 왕년의 밈 주식인 AMC 주식도 이날 78.35% 폭등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증시에 금리 이슈 이외에 다른 변수가 나타나지 않자 무료해진 개인투자자들이 밈주 열풍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주가급등으로 게임스탑 공매도 거래자들은 이미 약 10억 달러(1조36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S3파트너스 관계자는 "치솟은 게임스톱 주가 역시 단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주당 30달러 수준 이상에서는 새로운 공매도의 매력적인 진입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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