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체들 물류사에 러브콜 “전기차로 바꿔봐”

이영관 기자 2024. 5. 14.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설립된 전기 밴 전문 생산 업체 ‘플렉시스 SAS’ 주주는 셋이다. 완성차 업체인 프랑스 르노와 스웨덴 볼보, 그리고 프랑스 해운·물류사인 CMA CGM이다. 두 완성차 업체는 각각 3억 유로(약 4420억원), CMA CGM은 1억2000만 유로(약 1770억원)를 3년간 투자한다. 자동차 회사와 물류 회사라는 이종(異種) 업종을 연결한 고리는 전기차였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 상용차 고객을 확보하고, 물류 업체는 전기차 도입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플렉시스 SAS는 2026년부터 프랑스 르노 공장에서 물류 활동에 특화된 전기 밴을 생산할 예정이다. 밴에는 이용자의 운송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운송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와 물류 회사가 전기 상용차를 매개로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류 업체는 전기차 비율을 늘려 심화하는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제작 단계에서부터 자사에 특화된 차량을 만들어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전기 상용차는 노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승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충전 인프라 부족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수년 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물류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새 전기 상용차 ST1을 내놓기 전, 물류·유통회사 18곳에서 차를 미리 운행해보는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신차에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냉동기 온도를 차량 내부에서 제어하는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기아는 차량 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PBV(목적 기반 차량)에 주력하며, 물류 회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용 PBV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에는 친환경 물류 사업에 최적화된 PBV를 개발해 내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 승용차는 11만5756대로 전년보다 6% 줄었지만 전기 상용차는 35% 증가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