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미중 분쟁의 영향과 새로운 무역질서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2024. 5.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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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에서 미중 분쟁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향이자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행 7.5%에서 25.0%로 인상할 것을 발표했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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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중 분쟁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향이자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행 7.5%에서 25.0%로 인상할 것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16일 캐서린 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슈퍼 301조에 따라서 해양과 물류, 조선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전략적인 소강상태를 유지했던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가 점차 거칠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1월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캠페인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진영에서 대중국 견제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을 ‘체제적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군사, 기술, 에너지 전 산업에 걸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것이 목표다. 중국은 최근 신흥 경제 블록을 강화하고, 개방을 확대하면서 미국 압박에 대한 경제적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반도체 등 첨단 제조 부문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미국의 고립화 전략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별(Great decoupling) 경과를 주목하고 있다. 미중 분쟁이 심화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요인 중 하나다.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대만 같은 지정학적 위험도 커진다. 이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도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미중 분쟁에 노출되는 불안한 국면을 이어가게 됐다.

미중 분쟁이 구조화되면서 글로벌 무역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을 유심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예전과 같은 미국과 중국의 파트너십을 기대하기 어려고, 글로벌 공급망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달 유럽 방문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이 서방 국가를 포섭해 중국을 외교적으로도 고립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경제를 앞세워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유럽 국가를 포섭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신흥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 경제 블록을 강화하고 있다. 또 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 제조 부문에서 막대한 인적 자원과 자본을 투입하는 자립 자강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화웨이가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던 차세대 스마트폰, 통신, 반도체,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은 의미 있는 진보를 보여줬다. 미국의 대선 이후 펼쳐질 새로운 무역질서에 대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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