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식의세계속으로]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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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격차가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경제의 23.5%로 미국의 22.1%보다 많았고, 따라서 지구촌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2024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3%로 늘어났는데, 유럽은 오히려 20.5%로 쪼그라들었다.
물론 유럽과 비교해 미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훨씬 불평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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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홀로 성장,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
미국과 프랑스의 국민소득이나 임금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중간 정도의 경제 수준인 나라다. 2016년 두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8000(미국) 대 3만8000(프랑스) 달러 정도로 차이가 났으나 2023년에는 8만5000(미국) 대 4만7000(프랑스) 달러로 크게 벌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의 소득이 프랑스의 두 배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미국에서 물가가 빠르게 상승해 발생하는 착시현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유럽도 코로나를 겪으면서 만만치 않은 인플레가 일어났다.
유럽 사람이 부자 나라 미국에 가면 높은 물가 수준에 입이 떡 벌어진다. 관광객이 뉴욕 케네디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이 75달러에 각종 통행료를 합치면 95달러 수준으로 올라간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입장료도 최근 3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참고로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파리 시내까지 택시요금은 60유로 수준이며, 루브르박물관 입장료도 22유로다. 1유로는 1.07달러 정도로 두 화폐의 가치는 비슷하다. 미국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의 가격에 10%에 가까운 세금과 20% 정도의 팁을 더하고, 그럼 뉴욕 밥값은 파리보다 훨씬 비싸다.
반대로 미국인에게 유럽은 이제 물가가 싼 개발도상국 느낌이다.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 모로코에 별장을 구매해 은퇴 후 풍요로운 삶을 즐기듯, 이제는 미국인이 값싼 유럽에서 퇴직 후 여유 있는 삶을 즐기려 한다. 미국 방송 CNBC는 “트럭 한 대 값이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며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을 정도다. 실제 유럽 소도시에 가면 10만달러 전후 가격으로 작은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퇴직자들이 동남아로 몰려가듯 미국의 노인들이 넉넉한 삶을 누리려 유럽을 주시하는 패턴이다.
물론 유럽과 비교해 미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훨씬 불평등하다. 미국은 계층 간 소득 격차가 크고 복지제도도 유럽만 못하다. 프랑스의 유명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란 사회 불평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제도라고 설명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지난 10년간 미국 내에서 사회 불평등은 오히려 완화되었다. 미국에서 최저소득층 20%의 임금이 제일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소득 분배 후 빈곤율은 감소하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는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공약으로 내세워 사회주의자로 인식되었으나, 경제 성장으로 시급 15달러는 미국의 일상이 되었다. 성장 덕분에 불평등은 약해지고 저소득층 임금이나 소득은 증가하는 미국의 최근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의문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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