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에 빠진 아스널, ‘캡틴 SON’을 응원해야 하다니··아스널 감독·선수도 토트넘 응원했다

윤은용 기자 2024. 5. 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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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EPA연합뉴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아스널과 토트넘. ‘북런던 더비’로 얽혀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라이벌이다. 경기가 없을 때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팀 팬들은 ‘라이벌’을 넘어 ‘앙숙’에 가까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스널 팬들이 토트넘을 , 그리고 손흥민을 열렬하게 ‘응원’해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자신들의 우승을 위해서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2023~2024 EPL 3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승점 63점으로 리그 5위에 위치해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점)과는 4점 차이다. 직전 경기에서 번리에 2-1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은 맨시티전을 포함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애스턴 빌라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지거나 1무1패를 기록해야 4위로 올라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다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평소대로라면 토트넘이 잘 되는 꼴을 봐줄 아스널 팬들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스널 팬들이 토트넘의 승리를 열렬히 응원해야 한다. 토트넘이 맨시티를 꺾어줘야 아스널의 우승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시즌 종료까지 1경기, 맨시티는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아스널이 승점 86점으로 1위, 그리고 맨시티가 1점 뒤진 승점 85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인 아스널이 자력 우승을 할 수 없고, 2위 맨시티가 자력 우승을 할 수 있는 희안한 상황이다.

아스널이 토트넘을 응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으면, 이번에는 아스널이 최종전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아스널의 리그 최종전 상대가 15위 에버턴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토트넘이 무슨 일이 있어도 맨시티를 잡아주길 바랄 수 있다.

실제로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지난 맨유전 승리 이후 “우승을 위해 토트넘의 맨시티전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린 최종전에서 EPL 우승이라는 희망의 상자를 열고 싶다”며 토트넘의 승리를 바라는 말을 했다. 카이 하베르츠 역시 “토트넘-맨시티전이 열리는 하루만은 토트넘의 열렬한 팬이 되겠다. 우리 모두 그럴 것”이라며 대놓고 ‘라이벌’을 응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부적인 지표, 그리고 스쿼드 등을 비교하면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아스널이 토트넘에게 기대를 거는 부분은, 2019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후 토트넘이 홈에서는 맨시티에 리그 경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딱 한 번 이긴적이 있는데, 지난 1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이었다.

맨시티에게 ‘토트넘 원정 악몽’을 선사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총 18경기에 나서 8골·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시즌 동안은 홈에서 열린 맨시티전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토트넘이 맨시티에 패한 지난 1월 FA컵 경기 때는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차출돼 뛰지 못했다.

손흥민은 아스널에게도 여러 차례 비수를 꽂은 ‘아스널 킬러’이기도 하다. 아스널 팬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15일 하루만큼은, 그런 손흥민을 응원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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