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역사 궁도대회 무산되나?…“과녁 하나가 모자라”

오정현 2024. 5. 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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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춘향제가 열리는 5월, 해마다 남원 관덕정에서는 전국궁도대회가 열립니다.

7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대회인데,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이 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원 관덕정, 지난 1807년 세워져 오늘에 이른 220년 전통의 활터입니다.

일제강점기 한때 묘목 심는 밭으로 강제 전용되며 폐정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후 활터를 되찾아 춘향제가 열리는 5월이면 전국의 궁사들을 모여 활쏘기를 겨뤄왔습니다.

1947년 시작한 남원 관덕정 전국궁도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입니다.

그만큼 권위를 갖춘 대회인데, 올해 이 대회가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습니다.

대한궁도협회가 과녁 개수를 문제 삼아 대회를 20일 남기고 불허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과녁 4개를 운영한 관덕정은, 올해는 과녁 하나를 줄여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대한궁도협회가 올해부터 대회 규정을 바꿔, 과녁 당 심판을 3명에서 4명으로 늘리자 늘어난 인건비 부담 만큼 과녁 규모를 축소한 겁니다.

실제 대한궁도협회가 정한 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엔 과녁 개수는 따로 기준이 없습니다.

[박영태/남원 관덕정 고문 : "제일 오래된 궁도대회거든요. 불허했다는 걸 저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규정에) 3관이나 4관을 쓰라는 아무런 근거도 없고, 4관을 하라는 공문 하나 (미리) 받아본 일도 없고."]

대한궁도협회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대회 운영 규정에 과녁 수 기준이 없는 게 맞으나, 과녁이 줄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선수들 불편이 우려돼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덕정은 줄어든 과녁 수 만큼 출전자 수도 준다며 이 같은 협회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부터 3일 동안 계획한 대회 일정은 이미 어그러진 상황, 관덕정은 궁도협회 승인이 날 때까지 대회를 미루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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