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원산지 위반’ 고춧가루…최대 물량 적발

조정아 2024. 5. 1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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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중국산 고추를 섞어 만든 고춧가루 수백억 원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이 가짜 국내산 고춧가루는 대기업을 포함한 전국 식자재 업체 등에 천 5백 톤 넘게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단속반이 들이닥친 한 고춧가루 제조 업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자 원산지 위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합니다.

[적발 업체 대표/음성변조 : "무조건 '혼합'이다, 이게 지금 우리한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창고를 들여다 보니 포장된 상자마다 국산 100%라고 쓰인 것과 달리, 한쪽엔 중국산 건고추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국내산 건고추에 중국산을 절반 가까이 섞어 만든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된 겁니다.

이번에 적발된 혼합 고춧가루입니다.

중국산 건고추와 국내산 건고추를 섞어 고춧가루를 만들면 사실상 국내산 고춧가루와는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업체는 국내산만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으로, 대기업을 포함해 전국 식자재 유통업체와 김치공장 등 30곳에 천 5백 톤이 넘게 팔려나갔습니다.

국내 농산물 원산지 위반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해당 업체는 중국산 고춧가루가 국내산보다 킬로그램 당 7천 원가량 저렴한 점을 노려 41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습니다.

또,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자료를 조작하고 삭제하는 등 증거를 없애왔습니다.

[서병덕/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 "일부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레시피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국산만을 사용할 경우에는 (단가 때문에) 그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없다 보니까 비교적 색도가 높은 중국산 건고추를 사용하게 됐다는 게..."]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업체 대표와 공장장 등 2명을 원산지 거짓 표시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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