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억 도비 부담…알고 보니 ‘규정 위반’
[KBS 창원] [앵커]
공사가 늦어진 경남개발공사의 공공분양 아파트, 경남개발공사가 뒤늦게 시공사 책임이 없다고 입장을 바꿔, 86억 원의 입주 지연 보상금을 부담하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과정에서 관련 규정도 어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차례 준공 지연으로 610가구 입주 예정자 보상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경남개발공사와 시공사.
시공사는 공사 초기 예상하지 못한 암반이 나왔기 때문에 공사가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경남개발공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공사업체가 기본설계까지 책임지는 기술제안 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지난달 : "법적으로 저희들이 설계 변경(공사 기간 연장)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공사 기간이 이렇게 늦어진 것은 충분히 시공사에서 공정관리를 해서 (공사를) 마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경남개발공사는 보름 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3년 전 암반 발견도 공사 기간 연장 사유가 된다고 인정해, 시공사가 책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남개발공사가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
예상치 못한 암반이 발견될 경우 '암 판정 심위위원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관련 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습니다.
[차정기/경남개발공사 건축부장 : "암반 발생 이런 게 있었을 때 '암 판정 위원회'를 왜 안 했느냐는 건,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관리를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겠습니다."]
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기에 이에 대한 타당성도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이재희/현장 감리단장 : "이렇게 많은 (암반) 양이 나올 줄을 모르고 그냥 우리(시공사)가 공사 기간이랄지 공사비랄지 다 안고 시공사가 다 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관련 지침에 따르면 시공사는 암반이 발견될 경우 지체없이 보고를 해야 하지만, 그러지도 않았고, 경남개발공사는 이를 문제 삼지도 않았습니다.
경남개발공사가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86억 원에 이르는 입주 예정자 보상금을 떠안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김봉균/변호사 : "사인한테 이익을 줄 수 있는데, 그 이익이 정당한지 부당한지 판단도 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경남개발공사) 재량 판단에 의해서 이렇게 끌고 간다는 것은 불공정 내지는 위험해 보입니다."]
또, 경남개발공사는 이 과정에서 외부 법률 자문이나 검토도 의뢰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박부민
송현준 기자 (song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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