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형사인데"…지구대 전화해 여성 7명 정보 빼낸 전직 경찰 구속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형사를 사칭해 지구대 경찰관을 속이고 여성 7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전직 경찰이 구속됐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공무원자격사칭,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A씨(64)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46분쯤 청주시 흥덕구 한 공중전화에서 봉명지구대로 전화해 30대 여성 7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흥덕경찰서 소속 형사 이름을 사칭해 "수배범을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여성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요청했다.

A씨에게 속아 개인정보를 넘긴 지구대 B경위가 뒤늦게 수상함을 느끼고 해당 형사에게 연락했지만, A씨는 이미 잠적한 뒤였다.

천안을 거쳐 서울로 도주한 A씨는 강남구 한 식당에서 13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생활비가 없어 그랬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흥신소 직원으로 추정되는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여성들의 정보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20여년 전 경찰에서 퇴직한 A씨는 과거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씨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한 의뢰인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