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수소제거장치 ‘불량’ 결론…“실험 과정 문제” 주장도
[KBS 광주] [앵커]
영광 한빛원전에는 비상시 수소 폭발을 막는 수소 제거 장치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 장치의 성능이 규제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즉 '불량'이라는 실험 결과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초 공익신고자가 실험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원전 내부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 최악의 방사능 사고로 이어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도 수소 폭발을 예방하기 위한 '수소 제거 장치', PAR가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영광 한빛원전에서는 장비를 설치할 당시부터 검증서 위조 등의 의혹이 일었습니다.
여기에 2018년 독일 실험에서 불티가 날렸는데도 이 사실이 은폐됐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재실험을 결정했는데, 2022년 국내 실험에서도 불꽃과 화염 등이 나타났습니다.
2년 넘게 이어진 실험 결과, 한빛원전 1~6호기 등 국내 원전 14기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의 성능이 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실제 수소 제거 성능이 원전 측이 구매한 규격보다 한참 떨어지는 탓에,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격납건물의 평균 수소 농도를 10% 밑으로 낮추지 못하는 불량 제품으로 나타난 겁니다.
원전 규제 기관은 단기적으로는 장치를 추가 설치하고 교체는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해당 장비의 문제를 제기해 온 영광 지역 주민들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초 공익신고자가 지난 3월 의견서를 제출하고, 실험 과정과 결과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독일과 국내 실험에서 잇따라 발생한 불티 등의 현상을 두고 규제 기관은 화재 위험이 없다고 봤지만, 공익신고자는 추가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박응섭/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소장 : "공익제보자라든가 (의견서에 의견을 첨부한)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님과 같이 한번 토론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명명백백하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실 의지는 갖고 계시는지?"]
한빛원자력안전협의회는 수소제거장치의 문제가 확인된 다른 지역 원전 주민들과 공동 대응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양창희 기자 (sha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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