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야, 튀지마!’ 새판 짠 월화극 ‘비틀거나 다르거나’[스경연예연구소]
“선재야, 시청률 업고 튀지마!”
속마음을 비록 엿듣지는 못하지만, 나란히 13일 닻을 올리는 KBS2와 ENA의 관계자와 스태프, 출연 배우들의 마음은 모두 꼭 같을 듯하다. 드디어 ‘선재 업고 튀어’와 새 드라마들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공교롭게 지금 TV에서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을 통틀어 월화극을 방송하는 세 개의 매체 중 두 매체에서 월화극이 새롭게 시작한다. 새로운 분위기로 일신한 두 방송사는 현재 ‘선재 업고 튀어’로 형성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각자 야심만만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현재 월화극 판도는 ‘선재 업고 튀어’가 압도하는 분위기다. 시청률은 크게 차이가 없다. 지난 7일 방송된 ‘선재 업고 튀어’ 10회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의 유료가구 기준 집계에서 전국 4.8%, 수도권 약 6%의 수치를 보였다.
같은 시간 KBS2에서 방송된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전국 가구기준 3.8%, 수도권 가구기준 4%를 기록했다. ENA ‘야한 사진관’은 비슷한 시기 2%에 못 미치는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을 보였다.
지상파의 기준과 유료가구 기준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선재 업고 튀어’의 기존 수치가 높았다. 더구나 ‘선재 업고 튀어’는 tvN 올해 드라마 중에서도 ‘눈물의 여왕’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과 어깨를 겨룰만한 화제성 수치를 보인다. 지난 8일 tvN이 개최한 ‘미디어톡’에서 ‘선재 업고 튀어’는 OTT 플랫폼 티빙의 신규가입 기여도에서도 1~4월 기록에서 전체 콘텐츠 중 7위에 올랐다.
‘선재 업고 튀어’는 최근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웹소설 원작으로 주인공이 시간을 오가는 판타지 설정의 ‘회귀물’이다. 여기에 주인공의 순애보를 바탕으로 한 청춘 로맨스물이면서, 호시탐탐 이들 주인공의 신변을 노리는 가해자가 존재하는 스릴러 코드도 있다.
결국 같은 형식으로 나서면 이미 시장을 지배한 ‘선재 업고 튀어’에 당해낼 수 없다. 그래서 새 드라마들은 조금씩 최근 인기 설정들을 비틀어서 내놨다.
KBS2 새 월화극 ‘함부로 대해줘’는 회귀물의 특징을 동시대성으로 비틀었다. 조선과 현대의 대한민국을 연결하되, 이를 시간여행이 아닌 마치 ‘지리산 청학동’을 보는 듯 과거의 문물과 생활양식을 간직한 동네가 있다는 설정으로 돌파한다.
ENA 새 월화극 ‘크래시’는 조금 더 장르 자체를 바꿔 호쾌한 활극을 추구한다. 지난해 SBS ‘모범택시 2’나 지금 방송 중인 MBC ‘수사반장 1958’에서 보이듯 집단지성과 행동으로 사회부조리를 척결하는 해결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선재 업고 튀어’의 감성을 좀 더 역동적인 액션으로 희석해보려는 시도다.
13일 방송에 앞서 나란히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구성원들의 다짐이 엿보였다. ‘함부로 대해줘’에서 조선판 ‘MZ선비’ 신윤복 역을 연기한 배우 김명수는 “월화극 작품들이 다 장르가 다르다. 우리는 로맨틱 코미디에 현대물과 사극의 요소가 있는 독특한 구성”이라며 “타임슬립(시간여행을 하는) 장르는 있지만, 현대에서 두 요소가 함께 있는 구성이 신선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크래시’의 박준우 감독은 “한 명의 남자 주인공이 교통범죄수사팀(TCI)에 들어와 성장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기존 드라마보다 많은 카체이싱(자동차 경주)과 액션이 있다”며 “(전작인 연출작 ‘모범택시’에 비해) 비밀조직처럼 정의를 구현하는 조직이 아니라 합법적인 선에서 해결한다. 다크 히어로가 아닌 ‘화이트 히어로’”라고 비유했다.
선재는 시청률을 업고 이미 튀기 시작했다. 후발주자들은 회귀물을 비틀거나 아예 다른 장르로 대결을 선언했다. 오랜만에 월화극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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