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 지휘 서울중앙지검장 전격 교체...대통령의 검찰총장 견제?

조현호 기자 2024. 5. 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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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호 대신 윤 대통령 총장 시절 대변인 했던 이창수
민주당·조국혁신당 반발…국민의힘 "수요에 따른 인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지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지난해 9월11일 오전 전주지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전격 교체했다. 야당은 새 검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을 지낸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충성인사”, “김건희 여사 방탄용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채널A는 이번 인사가 심상치않다고 내다봤다. 이에 국민의힘은 “검찰을 악마화하지 말라”며 “수요에 의한 인사”라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13일 대검 검사급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과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16일자로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공석으로 유지되어 온 일부 대검 검사급 보직의 공백을 해소해 법무·검찰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 신규 보임 등으로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다. 법무부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에 내정하고,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현 전주지검장을 지명했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했던 '찐윤 검사'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해석이 많다. 법무부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김창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했다. 법무연수원은 미운털이 박힌 검사들이 주로 배치됐던 유배지로 알려져있다는 점에서 좌천성 인사라는 지적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옮겼다.

▲법무부가 13일 발표한 검사장급 검사 인사. 일부 인사 강조 표시. 사진=법무부 보도자료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한 신봉수 수원지검장은 광주고검 검사장으로 발령을 받았고, 신임 수원지검장엔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이 기용됐다. 이밖에 박영진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은 전주지검장으로,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수원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신봉수 수원지검장 모두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져있지만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라인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원석 검찰총장 견제 또는 불신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영민 채널A 기자는 13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A' 스튜디오에 출연해 “검찰 내부에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경질하지 않는 대신 현 수사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이날 톱뉴스 앵커멘트에서 이번 인사가 심상치가 않다고 규정했다. 동 앵커는 김 여사와 관련해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던 이원석 검찰총장이 본인 거취에 고심하고 있다며 사퇴를 결심할 경우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야당은 방탄인사, 대통령 충성인사라고 반발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성남FC 사건 등 야당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이때, 대통령의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기어코 김건희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라는 시그널로 읽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게 아니라면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송경호 서울지검장을 친윤 검사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검찰 인사는 봐주기 인사, 방탄 인사”라고 밝혔다.

▲동정민 채널A 앵커가 13일 저녁 방송된 뉴스A 톱뉴스 앵커멘트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책임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교체한 인사가 심상치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이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앞에서는 반성을 말하며 뒤로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라고 지시하는 것이냐”며 “대통령의 검찰 장악력 유지를 위한 이번 검찰 인사는 국민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전 정부와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수사'를 열심히 했고 '현 정권에 대해서는 봐주기'를 할 인물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며 “송경호 검사장으로도 부족했나 보다”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말고는 할 게 없는 인사”라며 “전주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내는 전례없는 인사를 할 만큼 윤 대통령 마음에 쏙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이창수 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수사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방침은 휴지조각이 되고 명품백 신속수사도 슬그머니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여당은 검찰을 악마화하지 말라며 정상적 인사라고 반박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인사 수요에 따라 이뤄진 인사”라며 “민주당은 또다시 제대로 된 근거 없이 이번 인사를 비난하고 검찰 악마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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