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디가 살기 좋을까…‘보행 일상권’ 평가 기준 마련
걸어서 누릴 수 있는 인프라
116개 생활권 나눠서 진단
서울의 일자리와 교통, 돌봄 등 주요 도시 기능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 평가하는 지수가 개발된다. 지역별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다.
서울시는 도시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인 ‘매력공간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지수는 일자리·교통·생활편의·공공과 의료·여가·돌봄과 학습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일자리는 업무용도인 건축물이나 생활인구 숫자, 교통은 지하철역·버스정류장이나 보도 분포 등으로 파악한다. 생활편의는 음식점과 백화점·대형할인마트·세탁소 등으로, 공공·의료 분야는 소방기관·동주민센터와 병의원 등으로 따져본다.
여가는 공원과 녹지뿐 아니라 도서관·공연장·체육시설 숫자로, 돌봄·학습 수준은 유치원·초중학교·학원, 아동·노인복지시설 규모로 분석한다.
서울 시내를 116개 지역생활권으로 나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항목별로 갖춰진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지수를 이용해 각 지역을 체계적으로 진단한 후에 공간 대개조 등 정책에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별 부족한 시설뿐 아니라 특장점도 도출할 수 있어 매력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하는 맞춤형 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여가와 돌봄·학습 기능이 부족하면 문화·체육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 등을 공공·민간의 개발 과정에서 공급해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대도시들이 탄소 중립을 위해 여러 일상의 기능을 집적해 이동을 줄이려는 ‘n분 도시’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서울 역시 최상위 도시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보행 일상권을 포함해 시내 생활 서비스를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시설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번에 개발되는 지수로 시설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위해 지난 10일 아부다비의 탄소 중립 도시인 마스다르시티를 방문해 경전철(LRT) 축을 중심으로 대학·공공기관·업무시설 등을 배치해 도심에서는 어디서나 최대 250m만 걸어가면 모든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들을 둘러봤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매력공간지수 분석으로 파악된 부족한 기능을 지역 개발 사업과 연계해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향후 공공·민간 사업을 시행할 때 도시서비스 공급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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