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교사”… 10명 중 2명도 안 돼 '역대 최저'
김유나 2024. 5. 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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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생활 4년 차인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최근 교사를 그만둘지 고민 중이다.
A씨는 "처우보다는 사명감을 보고 선택한 직업인데 요즘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든다"며 "교사생활이 행복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교원단체가 스승의날을 맞아 현직 교사들을 조사한 결과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할 것'이란 응답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21.4%로 역대 최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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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교원 인식 설문조사
응답자 19.7%만 “교직 선택”
2016년 52.6%서 8년째 하락
교직 만족 비율도 역대 최저
학부모 민원·과다 업무 이유
2006년 68%서 2024년 21%
“실질적 교권 보호 지원 강화”
응답자 19.7%만 “교직 선택”
2016년 52.6%서 8년째 하락
교직 만족 비율도 역대 최저
학부모 민원·과다 업무 이유
2006년 68%서 2024년 21%
“실질적 교권 보호 지원 강화”
교직생활 4년 차인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최근 교사를 그만둘지 고민 중이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교사를 꿈꿔 왔지만, 교직생활은 생각과 달랐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무시하기 일쑤였고,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를 깨우면 “왜요”란 대답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참기 힘든 것은 교직사회에 짙게 깔린 ‘무력감’이다. 선배 교사들은 “학생 한두 명을 잡아봤자 어차피 달라질 건 없다”며 “그냥 참으라”고만 했다. A씨는 “처우보다는 사명감을 보고 선택한 직업인데 요즘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든다”며 “교사생활이 행복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교원단체가 스승의날을 맞아 현직 교사들을 조사한 결과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할 것’이란 응답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후 교육당국이 각종 교권 보호책을 내놨지만, 떨어진 교사들의 사기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이달 6일 전국 교원 1만1320명을 조사한 결과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은 19.7%에 그쳤다. 2012년 조사 시작 후 역대 최저이자 첫 10%대 기록이다.
교총에 따르면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한다는 응답은 2012년 36.7%에서 2016년 52.6%까지 올랐으나 이후 2019년 39.2%, 2022년 29.9%, 2023년 20.0%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21.4%로 역대 최저였다. 이는 2006년(67.8%)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교직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1.7%)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4.0%)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잡무(22.4%) 등이 꼽혔다. 교총은 “학부모 등에 의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실질임금 삭감 등의 문제가 겹쳐 교직이 ‘극한직업’으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침해 문제가 불거지자 소위 ‘교권회복 5법’이라 불리는 법 개정을 통해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보장, 악성 민원 대응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교권회복 5법은 올해 3월 본격 시행됐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호소했다. 10명 중 6명(67.5%)은 법 시행 후에도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충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들이 민원을 전보다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는 있지만 교사 업무 경감 등 관련 정책들은 아직 잘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총은 “실질적인 교권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육청은 학교 지원을 강화하고, 국회는 후속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교권회복 5법의 결과인 학교 민원 대응팀 구성, 학생 분리조치 등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가 최근 전국 교사 1471명을 조사한 결과 학교에 민원대응팀이 구성됐다는 응답은 38.8%에 그쳤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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