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3명 중 1명 ‘흡연’ 프랑스…꽁초의 변신 어디까지?

안다영 2024. 5. 1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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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셋 중 한 명꼴로 담배를 피울 만큼 흡연율이 높은 프랑스에선,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도 심각한데요.

버려진 담배꽁초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 연결합니다.

안 특파원, 담배꽁초의 변신 사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버려진 담배꽁초로 옷을 만든다고 하면 상상이 되실까요?

당장, 담배 냄새는 어떻게 할지부터 의문이 드실 텐데요.

공공장소에 담배꽁초 수거함을 설치해놓고 해마다 꽁초 10톤가량을 거둬들이는 업체입니다.

이렇게 수거한 담배꽁초는 재와 담뱃잎 가루, 필터 부분을 분리한 뒤, 필터에서 섬유 물질만 빼냅니다.

물 한 방울 쓰지 않는 친환경 공기 세척 방식으로 냄새와 이물질을 없앤 뒤 각종 독성물질을 제거하면 솜 뭉치 같은 형태만 남습니다.

이걸 안감 보온재로 넣고 누벼서 조끼를 만드는데, 조끼 한 벌당 담배꽁초 3,500개 분량이 사용됩니다.

[줄리앙 빠끄/스타트업 '차오메고' 대표 : "깨끗하지도, 멋지지도 않아 보이는 쓰레기 하나에서도 입을 수 있는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앵커]

담배꽁초가 옷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신선한데요.

꽁초로 에너지를 만들기도 한다고요?

[기자]

마르세유에 있는 한 비영리단체는 지역 내 식당이나 호텔에서 나오는 담배꽁초를 모아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가 유해 폐기물 처리 공장에 담배꽁초를 보내면, 이걸 다른 폐기물들과 함께 태우게 됩니다.

이때 담배꽁초와 다른 폐기물의 화학 성분 간 충돌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걸 냉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겁니다.

담배꽁초 1톤 당 생산되는 전력량은 614킬로와트시.

휴대전화 16만 7천 대를 충전할 수 있고, 하루에 TV 4천 대나 전구 4천 개를 켤 수 있는 양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꽁초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경제성이 있을까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사실 당장의 경제성보다는 환경 오염의 최대 주범인 담배꽁초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게 재활용의 목적입니다.

프랑스에서 해마다 땅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235억 개, 2만 5천 톤 분량으로 추산됩니다.

에펠탑 3개를 세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인데요.

전체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로, 플라스틱이나 캔을 앞선 1위입니다.

특히 땅에 버려진 꽁초들은 마지막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꽁초 1개당 약 5백 리터의 물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담배 속 미세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 최대 25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앵커]

이런 시도들이 가능했던 건, 제도적 뒷받침 덕분이겠죠?

[기자]

프랑스에선 2020년부터 담배에 생산자책임제도를 적용해, 제조사가 부담하는 꽁초 수거와 처리 비용으로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반면 한국의 경우 정부가 매년 900억 원에 달하는 폐기물 부담금을 걷긴 하지만 별도의 꽁초 대책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연간 함부로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320억 개에 이르는데, 프랑스의 이런 시도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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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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