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라파 지상전 안돼”…미 강경 방침에 이스라엘의 선택은?
[앵커]
이스라엘이 난민들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라파지역에 대한 지상작전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지원을 중단하겠다면서 압박하고 있는데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대선에서 유대인 표는 기대도 하지 말라며 즉각 비난했습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동정세, 이스라엘 대사와 팔레스타인 대표부 대표를 모두 역임한 중동전문가, 마영삼 전 대사를 모시고 자세히 알아봅니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라파지역 국경검문소를 장악하고, 지난주에는 탱크부대들을 라파 북부로 전개해 무력시위를 벌였는데요.
지금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작년 10.7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8개월간 전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현재 하마스 병력 4개 대대가 바로 라파 지하 땅굴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하마스 완전 제거를 위해서는 라파 공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로선 라파지역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전쟁 초기 가자 북부지역을 우선적으로 공격하여 하마스 병력을 정리한 후 대부분 이곳에서 철수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하마스 병력이 이곳에서도 재집결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스라엘 군이 다시 북부지역으로 재진입하여 하마스와 교전하고 있는 중이지요.
따라서 이 전쟁이 끝나기까지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작전을 강행하면 무기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무기 선적도 지난주 보류했고요.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는 걸까요?
[답변]
전쟁에 임하는 이스라엘으로서 “이번 기회에 하마스를 완전 제거하여 유사 사태의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라파공격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런 입장입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정당들이 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라파지역에는 140만 명의 피난민이 몰려 있으므로 이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지 않으면 라파 공격을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은 대신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을 그만 두면 하마스 군사지휘관 은신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입장의 배경에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반전 시위와 중동지역에서 이민 온 유권자들의 지지 이탈 등 신경 쓰이는 요소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 보류 조치를 장기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회 의원 26명이 바이든 행정부에 철회를 요청했고, 미국 내 영향력이 큰 유대인 압력단체 AIPAC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아마도 이것을 무시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나 하마스 모두 휴전 또는 종전협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여전히 입장 차는 큰 것 같은데 휴전 가능성이 있을까요?
[답변]
인질 협상이 또 깨져버렸지요.
그런데 누구 탓이냐?
제가 보기에는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서로 양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스라엘로서 인질 교환 석방으로 잠시 휴전을 하더라도 휴전 기간이 끝나면 반드시 라파 공격을 하겠다는 입장이므로 목적 달성 전까지는 종전은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 철수와 영구휴전이나 종전 없이는 인질 석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요.
[앵커]
중동의 큰 그림을 한번 볼까요.
지난번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 당시 사우디와 UAE도 이스라엘을 도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이·팔 전쟁을 계기로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동의 역학관계 어떤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지난 4월 1일 주 시리아 이란 영사관이 폭격당하자, 4월 13일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330여발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은 미국, 영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UAE와 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해서 결국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99%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지요.
그런데 아랍권 내 일반 대중의 정서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하마스 사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 요소도 정책수립에 고려해야 하지요.
한편, 하마스 기습공격 이전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수교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랍 22개국 중 이스라엘과 이미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는 이집트, 요르단, 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6개국이지요.
수니 이슬람의 지도국인 사우디아라비아마저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경우에는 중동지역 내 역학관계에 큰 변화를 줄 것입니다.
아랍국가들은 현재 경제개혁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이념이나 분쟁보다는 경제 및 복지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역내 안정과 평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지요.
따라서 전쟁이 끝나면 중동지역은 더욱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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