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성심당 매년 천만 명 찾지만…“빵만 사고 떠난다”
[KBS 대전]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병준 기자와 이야기 좀 더 이어가 보겠습니다.
앞선 기사보면 연간 성심당 방문객이 천 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어요.
전국민의 5분의 1 가량.
엄청난 인원인데, 이게 어떻게 나온 숫자죠?
[기자]
카드 결제 건수를 기반으로 성심당이 자체 추산 한 겁니다.
지난해 전체 결제 건수가 660만 건 이었는데요.
혼자서 결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가족이나 연인 두 세명이 들러 결제는 한 명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제 건수에 1.6을 곱해서 천 만이라는 숫자가 나왔고요.
결제 건 수 당, 두 명을 잡으면 내방객은 천 300만 명을 훌쩍 넘어간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앵커]
특히 최근들어 부쩍 손님이 느는 것 같은데, 수치로도 확인이 될까요?
[기자]
네, 실제로 최근 3~4년새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성심당이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게 2012년 이었는데요.
이후에도 지속적 성장을 해오긴 했지만 2020년까진 400~500억원대를 오르내렸는데 2021년 600억 원을 넘어서더니 이듬해엔 800억원, 그리고 지난해는 12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취재하다보니 이런 급 신장이 하나의 '현상'으로도 보였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젊은 층 사이에서 '빵집 투어', 이른바 '빵지순례'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다녀온 이들이 올린 게시물등이 인스타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끌고 있단 분석입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의 디딤돌로 활용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대부분 빵만 사고 돌아간다고 했어요.
이유도 들어봤습니까?
[기자]
적어도 제가 취재한 이들의 대답을 종합하면 대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알지 못하니 가지 못한다는 건데요.
한 고객 인터뷰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김현지/대구시 진천동 : "독일에서 일하다가 휴가를 한국으로 와서 동생이랑 엄마랑 여행 다니다가 집에 대구 내려가는 길에, 빵 사서 내려가려고 잠시 들렀어요. (빵 사시고 어디로 가실거예요?) 집으로요. 대구. (다른 곳은 들르시지 않고?) 네. (대전에 놀 만한 곳이 있는지 잘 모르시는군요?) 네, 잘 몰라요. 대전 엑스포? 밖에 몰라요. 성심당이랑."]
이 밖에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이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많은 이들을 대전 성심당으로 끌어들인 요인이기도 하지만 대전역과 가깝다보니 반대로 빵만 사고 바로 돌아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지역 관광 홍보가 무엇 보다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방문객 상당수가 당일치기 관광객이나 프로야구 원정 팬이었기 때문에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면 좀 더 머물고 즐기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현장에선 그런 정보들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성심당 주변만 해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중앙시장이나, 근대 문화유산 많잖아요.
예컨대 긴 줄을 서고 있는 주변에 이런 곳을 알리는 안내판이나 책자만 있어도 추가 관광으로 유인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고요.
더 나아가 지하철이나 몇 번 버스 등을 타면 대전 오월드나 엑스포과학공원 바로 갈 수 있다든지, 이런 대중교통 안내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앵커]
인기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성심당이 다른 지역에 매장을 내는 것 아니냐 이런 시선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도 서울 등 여러 백화점 등에서 입점 제안이 오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진 다른 지역엔 매장을 내지 않겠단 입장 확고했습니다.
성심당은 1990년대 후반 동네 별로 매장을 늘렸다가 큰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회사 측은 대전 시민들의 관심으로 재기할 수 있었던 만큼 대전에서만 빵을 판다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대전역점 등에서 임대료 인상 등 갈등 소지도 발생하고 있고, 사내 정책이란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거든요.
아울러 지금과 같은 '인기'가 언제 사그러들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성심당을 대전 지역 경제 발전의 마중물로 어떻게 활용하고 상생할 수 있을지 고민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박 기자 잘들었습니다.
박병준 기자 (lo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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