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제는 ‘돈’…축구대표팀 감독 공백 더 길어지나

박효재 기자 2024. 5. 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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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마시 전 리즈 감독 협상 결렬
세아브라·카사스는 ‘위약금 문제’
약속했던 ‘5월 중 선임’ 물 건너가

대한축구협회가 약속했던 5월 중 대표팀 차기 사령탑 선임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협회가 대표팀 차기 사령탑 최우선 순위 후보로 올려뒀던 제시 마시 전 리즈(잉글랜드) 감독과의 협상은 연봉 문제로 멈췄다. 다른 후보들로 눈을 돌리자니 팬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이마저도 위약금 발생 등으로 여의치 않다.

마시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였지만, 연봉 조건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회와 대화를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 전 감독은 직전 소속팀 리즈에서 350만파운드(약 60억원) 연봉을 받았다. 전임 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받았던 220만달러(약 30억원)의 2배 수준이다. 협회가 제시할 수 있는 연봉 상한선은 250만달러(약 34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생각하는 예산 안에서 데려올 수 있는 외국인 사령탑 후보로는 포르투갈 1부 이스토릴을 이끄는 바스코 세아브라 감독, 잉글랜드 3부리그 케임브리지 유나이티드 감독 개리 몽크,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등이다. 카사스 감독을 제외하면 국가 대표팀 경험이 없고, 큰 무대에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차순위 후보들을 데려오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 세아브라 감독은 12일 스포르팅과의 리그 홈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계약 관련 질문을 받고 1부 잔류 조건을 충족하면서 계약 기간이 연장되었다고 밝혔다. 카사스 감독은 현재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고 올 초 아라비안 걸프컵 우승, 아시안컵 16강 진출 등 성과를 내면서 능력을 입증했지만 데려오려면 위약금을 이라크 축구협회에 내야 한다.

지금 당장 감독 선임을 발표한다고 해도 일정이 촉박하다. 이후 대표팀 명단 확정, 해외파 소속 구단 차출 협조 공문 전달, 훈련 시간 등을 고려하면 5월 중 감독 선임은 무리다.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다음달 싱가포르, 중국과의 예선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언급된다.

5월 중 감독 선임이라는 목표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시간을 두고 더 좋은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 유럽 주요 리그는 시즌 막바지이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등 굵직한 대회도 남았다. 유로가 끝나는 7월 중순 이후에는 더 많은 사령탑 후보자들이 시장에 나오고, 협회의 협상력도 높아지게 된다. 월드컵 지역 3차 예선은 9월 초에 시작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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